영화 기생충 썸네일형 리스트형 광대 없는 희극, 악인 없는 비극 20년 전쯤의 일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총수 아들에게 과외 공부를 가르쳤다. 대개의 사교육처럼 대입용 중·고등학교 공부가 아니었다. 외국에 있는 유명 대학에서 경영학인가를 전공하고 있던 아들이 교양 시간에 읽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 작품들에 대한 토론을 하고, 리뷰도 하며 미국식 대학 공부를 도와주었다. 박사과정생이었던 내가 과외선생으로 선택된 이유였다. 아직도 기억난다. 육중한 대문이 열리고 정원수로 우거진 긴 진입로를 지나 미술관 같은 집 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 낯선 위압감 말이다. 그 공간은 지금껏 내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대기업 총수’의 집이 조악한 세트에 불과했음을 알게 해줬다. 위압적이었지만 고상하고 아름다웠다. 봉준호 감독의 을 보자마자, 그 집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