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크리스마스 캐럴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건 캐럴이다.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부른 머라이어 캐리가 ‘캐럴 연금’을 받는다면 아리아나 그란데에게는 ‘산타 텔 미’가 바로 그런 곡이다.

2014년에 발표한 오리지널 캐럴로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가 돋보인다. 진실한 사랑을 찾게 해달라고 산타에게 소원을 비는 한 소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는 캐럴에 너무 잘 어울린다. 그녀가 리메이크한 왬의 명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발랄한 목소리와 폭발적인 고음이 인상적이다. ‘스노 인 캘리포니아(Snow In California)’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지 못하도록 (눈이 내리지 않는) 캘리포니아에 눈을 내려 달라고 산타에게 호소한다. 그런가 하면 ‘산타 베이비’는 듣기만 해도 신명이 나는 캐럴이다. 지난해 그는 머라이어 캐리, 제니퍼 허드슨과 함께 캐럴 ‘오 산타’도 불러 화제가 됐다.

물론 한국 가수들도 매년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겨울 노래를 발표해 왔다. 아이유가 2010년 발표한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다시 불리는 대표적인 역주행 곡이다.

올해도 여성 듀오 다비치가 캐럴 ‘매일 크리스마스’를 발표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역주행 신화로 화제를 모았던 걸그룹 라붐도 첫눈과 함께 겨울 시즌송을 선보였다. 래퍼 래원이 피처링을 맡아 화제가 된 겨울 노래 ‘화이트 러브(스키장에서)’는 1990년대 터보의 히트곡을 라붐만의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멤버들의 매혹적인 음색과 래퍼 래원의 독보적인 플로와 라임이 잘 어우러져서 눈 오는 날 들으면 제격인 노래다.

작년에도 많은 이가 캐럴로 힘들었던 거리 두기를 견뎠다고 한다. 올해도 캐럴을 들으면서 이 겨울을 이겨내야겠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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