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수도의 행보 ‘시커먼 빵 한 조각’ 이탈리아에 있던 시절 한 수도원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과연 가톨릭 수도원에서는 어떻게 식사하는지 궁금했다. 농담 섞어 말하면, 이탈리아 교도소나 군대에서도 스파게티를 줄까? 이런 궁금증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코스를 갖춰 제대로 먹는 걸 좋아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이니, 신부나 수도사들도 그렇게 먹을까, 이런 의문도 있었다. 도 닦는 분들이므로 우리의 선방처럼 검박한 식사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식사가 나오는데, 제법 양이 많았다. 요리는 소박했지만 국물요리 대신 와인을 마시는 그들의 풍습대로 술도 곁들여 나왔다. 선방은 육식금지이므로 당연히 고기가 나오지 않는데, 비슷한 수도사들이 고기가 충분한 식사를 하는 것도 이채로웠다. 불교를 아는 동양인의 시각으로 그들의 식사는 ‘검박’한 소식이 아니라 좀 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