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곤 썸네일형 리스트형 타락한 종교 내가 기독교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다. 친구가 교회에 나가 예쁜 여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고 나도 나가보자고 마음먹었다. 부모님은 공부 안 하고 여자애들과 시시덕거리고 다닌다며 질색을 하셨지만, 이런 종교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교회에 나갔다. 여학생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았지만, 텅 빈 예배당의 찬 마룻바닥에 홀로 꿇어앉아 어떤 영적 신비감에 휩싸인 듯한 경험을 하고는 종교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았다. 키르케고르의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말도 깊게 박혔다. 학생부를 담당하는 전도사가 새로 부임했고, 광주에서 오신 분이라고 했다. 전도사님은 가끔 우리를 모아놓고 전 해인 1980년 광주의 일을 띄엄띄엄 들려주었다. 그는 이야기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가끔은 분통을 터뜨렸다. 십자가 앞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