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로에게 상처주는 ‘정의로운 폭력’ 한국 사회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타자가 정의롭지 않을 것이라 여기는 습속이 있다. 그래서 종종 법상식을 상회하는 언어 폭력이나 명예 훼손, 신상 공개와 같은 일들이 정의롭지 않은 자들에 대한 단죄의 방식으로 집행된다. 정의롭지 않은 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폭력은 늘 떳떳하다. 가해자들은 되레 무협지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근대의 지사, 혹은 저널리즘의 보루로 스스로를 과장되게 치장한다. 이는 분단국가라는 사실관계로부터 87년 체제의 한계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 안에서 만들어진 태도다. 이러한 경향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이 상반된 정의로움에 대해 이쪽에선 적반하장이라 생각한다. 저쪽에선 이중잣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서로 끊임없이 상대가 악마임을 주장해야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