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짜인가’라는 제목의 웹 기반 아트 프로젝트가 얼마 전 개설됐다. 독일 국제교류처 ifa가 주관하는 이 사이트는 사람·생각·사물·장소를 연결하고 시각화하며, 전시·워크숍·디지털 아트 공간·앱 등 가능한 온라인 소통 형식을 지원하는 교류 플랫폼이다. 교류의 핵심에는 ‘현실’에 대한 질문이 있다.
작가들은 전 세계가 디지털화되어가는 상황이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우리가 지금 보고 경험하는 것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이 ‘현실’은 언제, 왜 시작되었고 어디에서 끝날 수 있을지 묻는다. 우리의 세계가 시뮬레이션이 아닐 가능성을 10억분의 1의 확률로 진단한 일론 머스크처럼, ‘현실’을 향한 우리의 인식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당신은 진짜인가’에는 에세이와 영상작품들이 포진되어 있다. 아일린 카라불럿을 비롯한 5명의 작가가 참여한 ‘플러리버스’ 섹션으로 들어가면, 관객은 일종의 웜홀을 통해 5개의 다른 삶, 다른 장소, 다른 관점을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신체로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구축하며 살아온 이들의 삶을 살펴보며 작가들은 인류가 궁극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공동의 미래와 그 현실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상과 현실로 분리하는 일은 이미 오래전 설득력을 잃었을 뿐 아니라 온라인의 발언권이 더 막강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무엇이 언제 현실이 되는지, 어떤 관점이 다른 관점보다 더 현실적인지에 대해 누가 판단할 수 있는지 묻는다. 누가 무엇을 ‘현실’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으며,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펼쳐지는 방향 또한 변할 수 있는 시점에 우리는 서 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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