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작곡가 진은숙이 본 ‘정명훈 논란’(4) -내 동생 진중권과 작가 김상수 진중권 내 동생이 이 논란 중에 지휘자 정명훈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시향을 통해 들었을 때 나는 매우 놀랐다. 어떤 사람들은 내 수입원이 끊길 수도 있다는 데에 화들짝 놀란 진중권이 황급히 달려들었다는 자유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어떤 사람들은 ‘형제애’라 판단한다. (형제끼리 서로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우리 부모님이 들었다면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믿을 수 없는 얘기겠지만 난 그 당시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논란이 계속되는 수 주 동안 단 한번도 통화하거나 만나지 못했다. 우리 집 삼남매가 (원래는 4남매지만)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셋이 같이 인터뷰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요청이 여러 번 들어왔지만 단 한번도 응한 적이 없고 우리.. 더보기
작곡가 진은숙이 본 ‘정명훈 논란’(4) -혈세와 '상위 1%' 혈세와 상위 1% 인터넷 공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왜 시민의 혈세를 상위 1%를 위해 쓰냐고 비난하는 것을 읽었다.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억, 억, 소리가 나는 서울시향 예산과 상임지휘자 연봉에 대한 논란은 괴리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서울시향의 활동이 상위 1%들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시향 음악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그 중에는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마스터클래스에서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도 형편이 넉넉치 않은 학생이 여럿 있다. 또 서울시향은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부유층이 아닌 보통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서울시향의 음악을 (말하자면 서양의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사람의 수를 굳이 전체 인.. 더보기
작곡가 진은숙이 본 ‘정명훈 논란’(3) -예술가의 '인간성'과 정치적 올바름 다음의 글들은 이번 논란이 진행되는 동안 인터넷에서 거론되었던 여러가지 이슈에 대한 나의 의견들이다. 난생 처음 들어가본 한국 인터넷은 나에게 마치 열어봐서는 안되는 판도라의 상자 같았다. 억지주장과 인신공격, 오만가지 비방과 욕설에, 심지어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지나간 사건의 망령까지 다시 살아나 그 안에서 춤추고 있었다. 나는 이 세계를 모르고 살았던 나의 이전 삶이 그립다. 서울시향의 정체성 서울시향 내에 외국인 연주자가 15%를 차지한다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지구상에 있는 준 선진국 이상의 국가에 있는 오케스트라에는 정규단원이든 아니든 외국인 연주자들이 들어가 있다. 오케스트라를 발전시키는 데에 비음악적인 각도에서 나온 ‘순혈주의’ 정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외국의 유수 오케스트라에 한.. 더보기
작곡가 진은숙이 본 ‘정명훈 논란’(2) -내가 보는 지휘자 정명훈 내가 보는 지휘자 정명훈 지휘자 정명훈이 세계적이냐 아니냐라는 논쟁이 일어났다. 유감스럽게도 ‘아니다’라며 이 논쟁의 불씨를 던진 쪽에서는 그것에 대해 전혀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그저 ‘세계적’이라는 수식어의 단어 분석을 하는 것에 그쳤다. 나도 ‘세계적’ ‘한국 최초’ ‘유일한~’ 등등의 수식어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담겨져 있지 않은 피상적인 단어로 쓰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국제적 명성이 있는’이라고 표현한다.) 누가 노래를 잘하냐 못하냐는 굳이 음악을 몰라도 누구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기악을 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가늠하는 데에는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들어보면 대충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한 현대 작곡가가 좋은 작.. 더보기
작곡가 진은숙이 본 '정명훈 논란'(1) -세계 음악계와 한국의 위상 진은숙씨는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로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의 고액 연봉 논란이 일었지요. 서울시향에서 정명훈 예술감독과 함께 일해온 진씨가 이 논란에 대한 반박글을 보내왔습니다. 세계 클래식계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위상과 한국 음악인들의 위상, 서울시향의 현 상황 등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시리즈로 올려놓습니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나의 생각 진은숙 지난해 11월 18일 허환주 기자가 프레시안에 내놓은 기사를 기점으로 수 주 동안 계속된 지휘자 정명훈과 서울시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나의 의견을 이 지면을 통해 표명하고자 한다. 사태가 많이 진정된 현재 이런 글은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