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강변가요제

 

강변가요제가 다시 부활한다는 소식이 있다. 여름철 해변이나 강변에서 열린 오디션 프로그램은 TBC 라디오 해변가요제가 효시였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서해안의 연포해수욕장에 콘도를 건설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대학가요제의 대항마로 시작했다.

MBC 강변가요제는 1979년 시작하여 경기도 청평유원지, 남이섬, 춘천의 공지천과 중도유원지에서 개최되다 2001년 막을 내렸다. 더 이상 스타를 배출하는 창구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드팬이라면 강변가요제가 배출한 스타들의 면면을 잘 기억할 것이다. 관객으로 온 여중생의 치마를 빌려 입고 ‘J에게’를 열창한 이선희를 비롯하여 겅중거리면서 ‘담다디’를 불렀던 이상은(사진)은 그 무대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판소리와 댄스리듬을 접목한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 막혀’도 큰 인기를 얻었다.

주현미가 중앙대 약대 스쿨밴드인 ‘인삼뿌리’의 보컬로 출전하기도 했으며, 장윤정이 댄스가수로 나서 입상하기도 한 대회다. 또 이상우, 권진원, 박미경, 박선주, 박영미, 진시몬 등 실력파 보컬리스트를 잇달아 배출하기도 했다. 배우 한석규, 개그맨 이수근 등이 출전한 이력도 있다.

강변가요제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대학생들의 아마추어적인 순수함과 패기가 어우러진 노래대결에 있었다. 또 여름휴가를 가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시절에 TV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갈수록 대형화, 세분화되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상금 1억원을 걸고 야심차게 다시 시작한 강변가요제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지 관심을 모은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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