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여름 휴가지의 으뜸은 섬여행이다. 제주도나 울릉도가 아니더라도 섬으로의 휴가는 늘 특별하다. 섬이 주는 거리감과 낭만 때문이 아닐까? 노래 속에도 섬은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이경재가 작사하고 박춘석이 작곡하여 KBS 라디오 연속극 <섬마을 선생님>의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크게 히트했다. 이미자와 박춘석은 ‘흑산도 아가씨’ ‘기러기 아빠’ 등 발표하면서 최고의 콤비가 됐다. 1967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었다. 오영일과 안은숙, 문희가 주연을 맡았고, 인천 앞바다 옹진군의 대이작도에서 촬영했다.

 

24세의 이미자는 첫돌이 지난 딸 정재은을 업고 다니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남진, 나훈아에게 밀렸지만 1960년대는 오롯이 이미자의 독무대였다. 이미자는 2500여곡을 발표하여 기네스북에도 올랐고, 2003년에는 북한 초청으로 평양특별공연을 하기도 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엔 섬과 항구를 소재로 한 노래가 유독 많았다. 황금심의 ‘삼다도 소식’, 조미미의 ‘서귀포를 아시나요’, 이시스터즈의 ‘울릉도 트위스트’ 등이 그것이다. 특히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라고 노래한 ‘울릉도 트위스트’는 오랫동안 사랑받은 노래였다. 그러나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육지 손님 어서 와요. 트위스트”는 울릉도 주민을 비하한 내용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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