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지아 울프를 비롯 20세기 초반 영국에서 '예술 지상주의'를 표방하며 문화운동의 중심에 섰던 여성 예술가들의 '블룸즈베리 그룹'이 '안토니오 마라스(ANTONIO MARRAS)'의 2013 F/W 시즌 컬렉션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
세계에 대한 미적 해석 재능과 능력이 탁월했던 당시 여성 예술가들은 높은 교육수준은 물론 창의력 넘치고 현대성이 가미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세기를 맞는 지적 기반을 마련해 줬다.
안토니오 마라스의 이번 컬렉션은 무한한 섬세함이 담긴 디자인을 통해 '아름다운 예술'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해 냈다.
특히 흑백의 대비감 속에 기하학적인 꽃잎으로 표현된 튤립과 형태가 뚜렷한 의상에 구현된 꽃무늬 프린트를 비롯 붓으로 그린듯 가을 색조 속에 담아낸 붉은 장미는 트위드와 울, 털이 무성한 앙고라 소재를 바탕으로 옷감을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다.
또 중간길이 스커트와 무릎에서 펼쳐진 코트 디자인은 낭만과 극적 느낌을 선사하면서 매우 여성스러우면서도 예술가의 지적 면모를 대신해 주는 듯.
이에 반해 예상 밖의 화려함에 더해진 1980년대의 맵시를 펼쳐보이기도 하고, 남성미가 묻어나는 스리피스 수트재킷과 배기바지까지 강인한 느낌이 강조된 컬렉션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출신의 안토니오 마라스(52)는 2011년을 끝으로 '겐조' 여성복 디자인 총괄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한 후 현재 '드라마와 낭만을 향한 시적 본능'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디자이너 브랜드 컬렉션을 통해 꾸준히 활동 중이다.
(이미지 = Courtesy of ANTONIO MARRAS)
<한국형 SPA 패션편의점 '미즈나인'(www.ms9.co.kr) 주임 = 양현선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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