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울지 마, 우크라이나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소녀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소재 방공호에서 부른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 ‘렛잇고’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201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도 세계인을 감동시킨 우크라이나 여가수가 있었다. 성악가 출신 재즈가수 자말라(사진)가 그 주인공이었다.

‘낯선 이들이 집으로 들이닥쳤고/ 그들은 모두를 죽였다/ 그들은 정당하다고, 죄가 없다고 말했다/ 휴머니즘은 통곡한다….’

그녀는 크름반도(크림반도) 소수민족 출신인 자말라의 증조모가 옛 소련 스탈린 정권 시절에 당한 수난을 다룬 자작곡 ‘1944’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자말라는 시청자 투표에서 우세를 점하며 러시아 대표로 나온 배우 겸 가수인 세르게이 라자레프를 3위로 밀어내고 우승했다.

그 당시 외신들은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합병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자말라가 러시아의 무력에 맞서 노래로 복수했다”고 전했다. 2014년 크름반도 강제합병으로 인해 러시아와 힘겨운 국지전을 벌이고 있던 우크라이나 국민은 열광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TV 시트콤 <인민의 종>의 제작, 연출, 각본, 주연을 맡아 국민 드라마로 만든 코미디언 출신이다. 그가 아내와 함께 부른 라이오넬 리치의 ‘엔드리스 러브’ 동영상도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으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청취자가 ‘전쟁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할 수는 있다”고 했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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