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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비비에 ‘이란 왕비 슈즈’ 3천만원 낙찰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화려한 장식미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20세기 중반 스틸레토힐의 유행을 창출한 오뜨쿠튀르 구두 디자인의 명장 프랑스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그가 1962년 이란의 소라야 전 왕비를 위해 특별히 주문 제작한 낮은 굽의 스틸레토 힐이 최근 프랑스 아귀뜨 경매에서 미화 2만6385달러(약 3000만원)에 낙찰됐다. 

은실로 바느질된 이 구두는 밝은 오렌지 황옥으로 장식성을 더해 화려하고도 고급스러운 작품으로 탄생해 왕족의 기품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 명품 슈즈 브랜드 토즈의 소유주인 디에고 델라 벨레 회장이 10년전부터 '로제 비비에' 브랜드를 되살리기에 나서 이번에 이 슈즈를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당시 로제 비비에 컬렉션이 전세계에서 몰려든 입찰자들에 의해 흩어져 팔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였다고. 

이후 델라 벨레 회장은 미술감독 부르노 프리소니, 브랜드 홍보대사 이네스 델 라 프레산지와 함께 브랜드의 부활을 위해 지방정부와 프랑스구두연합과 제휴를 통해 경매에서 로저 비비에 컬렉션 340가지 아이템의 80%를 사들였다. 

1953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왕위에 오를 때 대관식에서 신었을 뿐 아니라 영화배우 에바 가드너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존 레논과 비틀즈가 애용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1907년 태어나 91세로 세상을 떠난 로저 비비에는 1950~60년대 크리스티앙 디오르에서 슈즈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았고 1954년 첫 스틸레토 힐 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미지 = Courtesy of Roger Vivier)

<9900원 전문 패션편의점 '미즈나인'(www.ms9.co.kr) 과장 = 배은지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