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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M의 사랑받는 요리]전복 스테이크

김승용 | 쉬운요리연구가

 

 

 

ㆍ버터로 구워 내장소스 뿌린 전복, 입 안으로 밀려오는 바다

 

불로장생을 위해 신하들에게 온 세상을 돌아다니게 한 진시황도 우리나라 전복을 최고로 쳤다고 한다. 허약체질과 산후조리에 좋다는 전복은 특히 시신경 안정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 과거엔 귀하고 값비쌌던 전복이 양식 덕분에 쇠고기보다 훨씬 싸졌다. 이 전복으로 품격 높은 스테이크를 만들면 가족들의 생일상이나 귀한 손님을 위한 접대 요리로 손색없다.

 

전복스테이크 요리에 필요한 전복은 1㎏에 7마리 정도 되는 크기가 적당하다. 이 정도면 꽤 큰 편으로, 한 마리에 시장에서는 1만2000원 정도이고 백화점에서는 3만원 정도다. 발품 팔아 시장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전복 다듬는 방법은 우선 살아있는 전복에 굵은소금을 뿌려 살이 딱딱해지게 한 뒤 헌 칫솔이나 솔로 닦는다. 깨끗한 속살이 나올 때까지 꼼꼼히 솔질하여 씻은 뒤 넓적한 수저를 옆으로 살짝 밀어 넣어보면 살 근육이 껍질에 붙어 있는 부분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 수저를 밀어서 잘라주면 전복이 툭 떨어진다. 너무 서둘러 속까지 급하게 넣으면 내장이 터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떼어낸 전복의 뒷면 한쪽 끝에 있는 조그맣고 빨간 입 부분은 칼로 그 부분만 잘라주면 된다. 손질된 전복은 잠시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전복 내장소스와 매시감자를 만들어 보자.

 

사진 _ 이상훈 기자


전복을 떼어낸 껍데기 속에는 내장이 남아 있다. 아주 작은 냄비에 떼어낸 내장을 넣고 정종을 자작거릴 정도로 끼얹어(4인분 기준 전복 내장이 4개이면 정종 4큰술 정도) 3분 정도 약한 불에 끓인 뒤 생크림을 한 큰술 정도 넣고 작은 믹서에 갈면 소스가 완성된다. 전복 내장에 염분기가 있어 따로 간을 할 필요는 없다. 생크림은 내장의 아린 맛을 없애기 위함인데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시감자는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껍질을 벗긴 감자 하나를 서너 쪽으로 잘라 푹 익힌다. 뜨겁게 익힌 감자에 생크림 한 큰술을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수저로 으깨면서 잘 섞어준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한 큰술 두르고 중간 불에 전복 아랫부분부터 굽기 시작하고 1분이 지나면 뒤집어 먹음직스러운 옅은 갈색이 날 때까지 구워준다. 접시 중앙에 으깬 감자를 한 큰술 정도 놓고 그 위에 옆으로 잘 구운 전복을 올리고 전복 내장소스는 전복의 얼굴을 가리지 않게 3분의 1 부분에만 넉넉히 한 큰술 뿌려준다. 스테이크처럼 포크와 나이프로 전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전복 내장소스를 조금 바르고 으깬 감자와 같이 한 입 먹어 보면 쫄깃한 전복 살과 바다의 풍미가 흠씬 밴 소스가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