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이언화의 Ecobread

2010 기본 햇통밀빵


포롱포롱
거품의 몸으로
포르르 날아오를 듯.

바다거품에서 태어난 그녀인양
한해 가장 아름다운,
우리 햇밀빵.


* 2010년 힐링브레드
: 우리밀 기본 통밀빵

우리밀 햇통밀(강력분) 350g
인스턴트 이스트 4g
비정제 흑설탕 15g
볶은소금 6g

식물유 15g
미온수 230g*

* 190 ~ 210도 / 30 ~ 40분 
* 옥수수 식빵틀 1개


밀은 우리밀 통밀 강력분(구례 밀벗),
배합비는 힐링브레드 Ⅲ.곡물을 넣은 빵 / 기본 통밀빵,
수정비는 수분비(물양)로, 베이커 퍼센트 65.5% 이다.


그러므로

* 2010년산 우리밀 통밀빵 수분비는 65% 정도로 본다. (2010년 힐링브레드)

힐링브레드 기본빵의 수분비는 70%로
2008년산 우리밀 기준이다.

곡물의 수분비는 한해 강수량과 기온조건에 따라
매년 달라지므로 우리밀 작업시 수분율 또한
매년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7월 수확의
세상에서 가장 젊고 건강한
우리 햇밀빵 작업이야말로

한해의 수분비를 확정하는
시금석이 된다.

또한 시중화된 밀 제품의
수분양도 조금씩 다르므로

수분 배합시 조정수(보통 전체 물양의 3 ~5%)를
남기고 반죽하며 수분과의 혼합 3,4분안에
반죽의 성품이 결정된다.

빵의 식감은 반죽에서 80%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사람이나 기계의 반죽법으로는 꼭 그같은 빵맛,
자연이 하는 무반죽법은 그야말로 무위 無爲의 맛. ^^

반죽법과 무반죽법 : 다섯가지 곡물빵 - 무반죽빵 10



그러므로 빵이란 시작도 완성도
슬로우푸드일 수 밖에 없으며

퀵브레드법인 쿠키나 케이크 등은
과자라 분류한다. (제과제빵론)


<본 작업>


체온 정도의 물에 소금, 설탕, 오일을 넣고
서너번 휘저은 후 밀, 이스트를 얹는다.

반죽기나 제빵기 등의 기계반죽은
2,3분간의 재료혼합 및 10분 전후의 반죽기능을 이용한다.
(반죽기에 따라 반죽 및 1차발효까지 가능)

☞  제빵기법 보기
☞  손반죽법 보기

완성된 반죽은 클린-업 상태로(볼에 반죽이 묻어나지 않고 깨끗이 닦이는 상태)
두 손으로 잡고 늘여보았을 때

끊어지지 않으며 껌처럼 반투명하고 탄력있는,
'글루텐 막 형성시기'이다.


진 반죽이나 손에 덧가루를 조금 묻혀
둥글리고 두배 이상의 볼에 넣는다.

세배 이상의 비닐봉지나 오일을 바른 랲, 또는
젖은 면보를 덮은 후 두배 이상 부풀때까지 1차발효한다.

반죽법 기본 식빵은 120분 기준, 90분 펀치법인데
이는 보통 수입백밀에 비해 글루텐 형성과 발효력이
다소 부족한 우리밀의 특성에 맞는 듯 하다.

살아있는 환경인 반죽 내 효모의 활성화 및 증식은
보다 적은 이스트로 천천히 오래 발효하기이다.

물론, 여름과 겨울의 발효시간은 달라진다.


2010년 햇밀 기본 반죽은 여름을 기준 (30도),
90분 기준, 60분 펀치로 이뤄졌다.

현재 우리밀 통밀을 준강력분 정도로 볼때
발효력의 잠재력을 펀치로 일깨울 수 있다.(힐링브레드)

발효하는 반죽은
몹시도 연약하고 어린 상태로
두배 이상 부풀어 발효종점에 닿을 때
가스빼기를 하여 다시금 둥글린다.

이것을 중간펀치라 한다.


생애 처음으로 발효한 반죽은..
생각지도 못한? 펀치에 의해 ^^;;

놀라고 두렵기도 하여 방어적으로,
이번엔 좀더 강하게 몸을 만들어 간다.

중간펀치를 통해 반죽 내 기포가 고르게 정리되고
새로운 산소가 공급되어 효모의 힘과 활성화를 유도,
어린 반죽의 신전성과 탄력성을 높인다.

중간펀치 후 발효종점은 좀더 빨리 찾아온다.
다시 1.5배에서 2배 가까이 되면 마친다.

발효종점은 어디까지나
시간이나 이론 또는 다른 이의 경험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지금의 상태'이다.

반죽 정도, 온도, 유무형의 환경 등으로
무엇보다 베이커의 기분이나 자세, 주변 에너지에 따라
반응하고 변화하는 것이 생지(빵 반죽)인 것이다.

☞  발효하기


핑거 테스트로 보는 발효종점은
손가락에 밀가루를 듬뿍 묻혀 한마디 정도
눌렀다가 떼어내기이다.

이때 주변부가 쉽게 따라 올라오지 않고
구멍을 그대로 유지하나 슬쩍 오므라드는 듯
탄력을 마지막까지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럴때 초기 15분 동안의
오븐스프링을 일으킬 수 있다.

발효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1차발효로 이때 이미 과발효 상태라면 (지쳐 늙어버린 반죽)
2차발효, 굽기를 통해서도 풍미와 볼륨이
사람의 노화나 포기, 체념 상태와 다를 바 없다. -.,-

* 그렇다해도 맛만 좋다, 라고 애호하는 베이커들도 많으며
  실제 분명히 그럴 수도! 물론 믿는다.. ^__^;

원로프형으로 성형하고
틀 높이 2cm 가까이 이르면(30도 기준, 30분)
190도 ~ 210도에서 30 ~ 40분 굽는다.

☞  원로프법 보기


볼륨이 하도 장하여
줄자로 재니 17.5cm에 이른다.

팬닝시 8cm 키로
두배 이상 자라버렸다!! >.<

버터도 우유도 분유도 계란도 꿀도 개량제도
그 좋다는 영양제 하나, 주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주저앉거나
쭈글쭈글 꺼지지도 않는다.

한김 식기를 기다려 컷팅한다.

이 순간이야말로 빵이 되기까지
밀의 그 지난한 여행이,

그를 위한 작업자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검증할..
수천번이라도 배움의 시간인 것이다.


오!


이리 보아도 뒤집어 보아도

어느 한구석 움추러들지 않았구나..
너는 힘도 기분도 그처럼 좋았구나.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리밀.


너는

350g의 현지산 햇밀
230g의 마을물
4g의 이스트
6g의 볶은소금
15g의 비정제 설탕
15g의 유채씨유로

처음 몸을 이뤘다.

하지만

너란 존재의 지금은
단지, 그뿐일까?


이처럼 향기롭고 풍만한 기쁨은
너의 어디에서부터일까?



텃밭의 바질과 마을에서 얻은 잣을
1:1 갈아 소금간, 바질 페스토.


얻어 졸여둔 복분자 잼과도 잘 어울린다.
바질과 복분자 , 두가지 토핑이라면
파뤼용 햇밀빵 까나페로도! ^^~


빵의 보관은 한번에 먹을만큼씩 자른 후
가운데 조각부터 빼먹는다. 속살이
메마르지 않게 닫아두는 것. ^^

물론, 점점 줄어들긴 하지만
내내 식빵인 채로 소멸. ^^

식히고 보관하기


다음날 아침으론 하이 토스트를 하였다.
한면은 허니버터, 뒷면은 마늘버터.


잣 채식버터로도 구웠다.

며칠 먹을 분량의 잣에
잠길 정도의 식물유를 붓고
소금간 하여 믹서한다.

냉장고에 두어 굳힌다.

☞  채식 버터 만들기


이제 어무이까지 빵을.. 안드시지만 ㅜ.ㅠ
햇밀빵만큼은 남김없이 훌륭히 드셨다.
(드실 때까진 햇밀인지 묵은밀인지 모르셨다. ㅎㅎ)


역시, 기본!
그럴 수 밖에.


너는, 말이지..
최고야.


머리에서 발끝까지
생명의 기쁨으로

찬란하니까..


* 남은 이야기


수분비 70% 기본식빵이다.
반죽이 몹시 질어 12시간 냉장숙성하였다.(오버나이트)

굽기 2시간 전에 꺼내어 성형,팬닝하고 약 60분 후
거의 틀 높이에 이를때 40분 구웠다.

에어포켓은 풍성히 크게 열렸고
밑면까지 발효력도 고르다. 그러나

올해 햇밀로서는 65% 수분비가
볼륨이나 식감이 더 낫다.


수분양 0.5%라는 배경의 차이는
엄연한 생명체로서의 밀이라는 변화무쌍한 자연조건을
(* 아시다시피 지구온난화로 이미 기후는 전변하고 있다.)

매년 일정한 품질 정보로 평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우리밀 가공력과 열악한 설비에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그만큼 대기업 제분시설에 비해 영세하기 그지없고
그나마 유일한, 농민출자로 세워진 우리밀 제분 전문시설이
현재 밀벗 가공공장(구례 광의면)인 것이다.

밀벗은 자체 브랜드로
생협, 우리밀 전문식품업체 등에 공급되며
그외 oem 방식으로(홈플러스 우리밀, 해표 사조밀)대기업에 납품된다.
국내 유일한 우리밀 강력1,2등급으로 제빵성과 식감 또한 뛰어나다.
참고로 밀벗의 품종은 제면,제빵에 적합한 경질밀 금강종이다.


우리밀, 우리 들녘서 정겨운 부활
:'운동'에서 '산업'으로 되살아나는 '우리밀' 찾아 전남 구례를 가다


더불어 우리밀 애호가를 위한 올해 최고의 희소식은
우리밀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본격적인 제빵용 우리밀 재배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더한층 아끼고 지켜주지 않으면
이마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질지 모를 일..

국내 밀산업은.. 시장규모 연간 50% 이상 쑥쑥
   :자급률 1990년 0.2%서 올해 2%대


우리밀 생존의 한몫은
우리밀 베이커들에게 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에게
빵의 기본은 우리들 우리밀빵으로
시작되어야하지 않을까.


생애 처음 맛보며 각인되는..
뼛속 깊이 내내 그리운 땅의 향기, 촉감, 맛.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동그란 빵 한덩어리.


  

월인정원의 에코브레드 본점에는 더 다양한 우리밀 빵 만드는 레시피가 실려있답니다.
www.ecobre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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