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이미배의 Music Story

[and so on] 뉴욕 크리스마스 트리 콜렉션 뉴욕에 있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트리 모음! 우선 링컨센터 크리스마스 트리라면서 분수 사진을 먼저 올리는 이유는..... 이 자리에 원래 해마다 설치되는 큰 트리가 있었는데, 올해는 분수가 생기면서 사라졌다. 작년까지 있던 트리는 요렇게 눈꽃송이처럼 하얀 전구 장식물을 단, 심플하지만 화려한 트리. 꽤 좋아하던 트리였는데, 사라져서 아쉽다. 이 트리가 사라지고 나서, 대신 올해는 메트 오페라 극장 입구 위에 트리가 설치되었다. (실제 크기는 꽤 큰데, 저렇게 입구 위 지붕에 얹어놓으니 너무 작아보인다.) 트리는 아니지만, 해마다 57가, 5번가에 걸리는 Baccarat UNICEF Snowflake (눈송이) 화려한 5번가의 밤거리 화려하기로 유명한 Bergdorf Goodman 백화점 쇼윈도 ..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카네기홀 카네기 홀에 관한 오래된 일화가 있다. (영문 wiki사전에 소개되어 있음). 어떤 사람이 57가 근처(카네기 홀 앞)에서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를 붙잡고 (그가 누군지를 몰라보고) "카네기홀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하고 물었단다. 하이페츠의 대답은.... "연습이죠! (Practice!)" 였다고... 이 일화로 인해, 카네기 홀 홈페이지의 도 이런 조크로 시작된다. "(혹자에 의하면) 어떤 사람에게는 카네기홀에 가기까지 일생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다른 분들은 아래의 간단한 방법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While it takes some people a lifetime of practice to get to Carnegie Hall (as .. 더보기
[Films on Musicians] 나치 시대 베를린 필의 모습 <Das Reichsorchester (제국 관현악단)> 혹자는 음악은 순수하고 영원한 것이어서 사회의 변화와 큰 상관없는 불가침의 예술 영역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음악 안에는 음악만의 내부의 논리가 있어서 함부로 음악 외적인 요소들을 음악과 연관시키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다. 그럼 '음악가들의 삶' 또한 사회의 변화와 상관 없는, 사회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운 고유한 예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바로 나치 시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담은 이다. 스페인계 독일인 영화감독인 엔리케 산체스 란쉬(Enrique Sánchez Lansch)는 나치 시대 베를린 필의 과거와, 생존 단원들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로 엮어 한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 클래식 음악가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갔는지.. 더보기
[Music Story] 19세기판 <너의 결혼식>: 슈만과 말러의 가곡 12월의 문턱에 접어들고 보니, 나무에 걸린 단풍잎보다 길가에 깔린 낙엽이 더 많음이 느껴진다.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뉴스를 많이 접하다보니, 이런 시기에 음악이나 듣고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마저 들지만...... 가을, 특히나 늦가을의 저녁은 음악과 함께 상념에 잠기기에 참 좋은 때다. 이 계절에는 후기 낭만 시대의 심포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왔는데, 올해는 성악곡을 더 자주 찾게 된다. (늦가을에는 왠지 발라드가 더 듣고 싶어지게 되는 느낌과 비슷) 서양 가곡은 사실, 들을 때 가사의 의미가 확 마음에 와서 꽂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잘 모르는, 잘 못 알아듣는 음악'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가사를 들여다보면서,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볼 여유를 가져 본다면, 이 가곡들이 왜 .. 더보기
[Films on Musicians] 현대와 만나는 중세: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일대기 <Vision> 요즘 세상돌아가는 모양새가 80년대도 아니고 '중세'라는 말을 들었다. (매우 암울하단 말씀...) '중세=암흑기'의 메타포는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진짜 중세시대는 그렇게 암울했을까? 잠시, 지식iN에서 검색을 해보니 그 중 한 답변이 재미있다. 질문: 중세시대가 왜 암흑기죠? 답: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은 살았지만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신에 의지한 종교의 권위가 너무 강해서 고대에 발달하던 철학,조각,자연과학,건축,법률 등의 분야에서 더이상 눈에 띄는 진전이 없던 정체기였지요..모든 학문조차 신학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시기가 바로 중세입니다. 이런 답변들을 볼 때 마다 그 간단명료함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진짜? 진짜 그랬을까? 서양의 중세시대 하면..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뉴욕 음악관람의 준비운동] 카네기 홀 찾아가기 수년 전 부모님들이 뉴욕에 오셨을 때, 짧은 시간 내에 뉴욕의 지리를 익히게 해드리겠다는 일념에 도착 첫날 2층 관광버스를 타고 맨해튼을 돌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지도를 펼쳐놓고는 아버지가 젤 좋아하시는 바둑(판)에 빗대어 뉴욕의 지리를 설명했다. "아빠, 맨해튼은 딱 바둑판이에요. 가로줄은 스트리트인데 위에서 아래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숫자가 줄어들어요. 세로줄은 애비뉴인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요. 그런데, 이 중에 사선으로 브로드웨이란 게 애비뉴들을 가로질러 지나가구요, 가로줄이 10번 스트리트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 숫자로 붙던 스트리트 명칭이 사라지고 스트리트마다 제각각 이름이 붙게 되요." 이미 2층버스를 타고 현장실습(?)도 .. 더보기
[Concert Review] 오페라 A House in Bali 인도네시아의 전통음악인 '가믈란'만큼 현대 서양 작곡가들에게 많이 어필한 비서구 전통음악이 있을까 싶다. 드뷔시, 메시앙, 케이지, 리게티, 글래스 등, 유명 작곡가들을 보면, 가믈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들이 참으로 많다. 수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 여행을 다녀온 한 선배가 그곳에서 가믈란 음악을 들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음악이 얼마나 매력이 있고 깊이가 있는지, 수많은 현대음악가들이 그 음악에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야 아직 발리에 가 볼 기회가 없었으니 대체 어떤 요소가 그리도 매력있다는 것인지 별로 알 길이 없던 차였는데, 한 미국 친구가 BAM (Brooklyn Academy of Music)에서 인도네시아의 가믈란을 바탕으로 한 라는 오페라.. 더보기
[and so on] 재미난 소파 세트 지난 주에 AMS/SMT Annual Conference가 있어서 인디애나폴리스에 다녀왔다.(AMS는 American Musicological Society의 약자이고 SMT는 Society for Music Theory의 약자) 각각의 단체가 매해 학회를 여는데, 2년에 한번씩은 함께 모여 학회를 한다. 뉴욕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인디애나폴리스. 착륙 직전 비행기 밖을 내려다보니, 뉴욕과는 사뭇 다른 정경이 펼쳐졌다. (사실 '아주 많이' 다른 정경이었다.) 농사철에는 밭으로 쓰였을 법한 허허벌판이 펼쳐졌다. 근처에 옥수수밭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으나, 설마 했었지. 창밖의 정경에 다소 실망을 했지만, 공항에 내려보니 역시...공기가 너무 좋았다. 자연이 더욱 가까이에 있는 느낌이랄까... 더보기
[Concert Review] KBS 교향악단 카네기홀 공연 추석을 기념하여 예정되었다던 KBS 열린음악회 카네기홀 공연이 무산이 되면서, 그 날짜와 장소에 KBS 교향악단의 공연이 펼쳐지게 되었다. 바이올린 협연자로 사라 장이 나서서 인지, 티켓 구하기가 무척 힘든 공연이었다. (티켓이 전석 선착순 배부였다고 함.) 사라 장의 연주가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이기는 했지만, 지난 7월 KBS에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함신익씨가 취임 이전 내정 단계에서 단원들의 반발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었기에, 이 분이 취임 이후 3개월간 어떻게 이 오케스트라를 갈고 닦아 무대 위에 올리게 되었을지가 궁금했다. 아울러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작곡가 김지영씨의 곡 가 세계초연이 될 것이라고 하니 매우 흥미로운 음악회가 아닐 수 없었다. 카네기홀 홈페이지에서 발췌해온 이날의 ..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Prelude: 뉴욕 음악 가이드를 시작하며 내가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고려하던 시기, 앞날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하던 나에게 대학시절 은사님은 이런 조언을 해주셨었다. "네가 뉴욕 같은 대도시에 가서 1년만 살다온다 해도, 그곳에서 겪은 많은 경험이 너의 앞날에 큰 밑거름이 될 거야. 그런 대도시에 있으면 글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질테니까..." 그 말씀에 용기를 내어 여러 학교에 지원서를 냈고, 정말 운좋게도, 내가 제일 가고 싶어했던 뉴욕의 학교에서 입학허가가 났다. 그리고, 정말 1년만이라도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뉴욕으로 떠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유학생활은 어느덧 7년을 넘어서고 있다. 다양한 경험과 그간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변화한 나의 모습들을 되짚어 보다 보면, 그때 은사님의 말씀이 무슨 의미였.. 더보기
[Films on Musicians] 글렌 굴드, 끝나지 않은 신화 (Genius Within: The Inner Life of Glenn Gould) 뉴욕에 출장 온 영화감독 친구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에 관한 영화가 개봉중이라며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글렌 굴드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에 반해 클래식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던 터였지만, 난 사실 글렌 굴드의 팬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선은 그의 음악을 들으면 테크닉적인 면모가 너무 완벽하다 못해, 마치 기계가 치는 소리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그가 '천재 예술가'로 끊임없이 찬양되는 것도, 미디어가 '만들어낸' 하나의 신화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못마땅 했던 것 같다.영화의 제목이 Genius Within 이라니 (한국에서는 "글렌 굴드, 끝나지 않은 신화"라는 제목으로 부천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고 한다.) 어떤 또 다.. 더보기
[Concert Review] 리게티의 오페라 <Le Grand Macabre> 리게티의 유일한 오페라가 뉴욕필에 의해서 semi-staging으로 연주되었다. 현대음악 오페라 연주회 표가 과연 얼마나 팔릴까 방심하고 있었는데, 3일 공연 티켓 모두 매진. 결국은 공연 전날 아침에 있었던 오픈 리허설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먼 곳에 계신 리게티 전문가 선배님께, 이 오페라가 어떨지를 여쭤보고 갔는데, 선배님 말씀이 이게 일종의 블랙 코미디인데 독일 프로덕션은 여러모로 너무나 심각하게만 표현이 되어서 작곡가의 의도를 잘 살려내지 못했었다고....미국의 프로덕션이 오히려 그 의도를 잘 살려내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하셨다. 공연이 semi staging이라서, 오페라처럼 배경무대가 다 설치되어있는 것이 아니었고, 무대 위에 뉴욕필, 애니매이션 세트 스태프들, 성악가들이 다 같이 올라와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