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이미배의 Music Story

[Films on Musicians] 반 고흐는 안 나오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포스터가 눈길을 확 사로잡는 영화가 있었다. 반 고흐의 명화 이 파리 세느강의 정경과 그 강가를 걷는 남자의 모습과 절묘하게 합성이 되어있는 포스터. 바로 라는 영화의 포스터였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함께 보러 간 이 영화 . 여름방학용 블록버스터들이 판치는 가운데, 비평가들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조용히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우디 알렌 감독의 최신작이었다. (마지막으로 본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가 97년작 였는데, 줄거리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뉴욕이란 곳을 정말 가보고 싶었단 것, 그리고 강가에서 골디혼과 우디 알렌 감독이 춤을 추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는 것이 기억난다. 이 영화도 아마도 '파리'라는 도시에 엄청 가보고 싶게 만들어줄 것 같다는 기..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카네기홀의 역사 만들기 무심코 응모했던 카네기홀 음악회 티켓 이벤트에서는 당첨이 되지 못한 대신, 카네기홀 투어 이벤트에 초대가 되었다. 보통, 카네기홀을 둘러보는 투어도 10불에 상당하는 티켓을 구매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공짜 투어를 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나름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기뻐했는데, 이건 그냥 투어가 아니라 VIP 투어란다. 이름하여 "카네기홀의 문서관리자(achivist) 지노 프란체스코니(Gino Francesconi)와 함께 하는 VIP 투어!" 음악회 시즌 중에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카네기홀을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가 예정되어 있기는 한데, 내가 참석한 투어를 VIP 투어로 만들어준 건, 이 홀의 문서관리자인 프란체스코니가 가이드를 해준다는 점이었다. '문서관리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 더보기
[and so on] <나가수>에서 주목해야 할 커플 다시금 시작된 방송이 나간 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야기의 끝에는 꼭 '그래서 누가 제일 마음에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등장한다. 청중평가단의 선호도 조사가 순위 결과로 발표되었지만, TV로 지켜본 시청자들이 저마다 마음 속에 꼽는 1위는 방송으로 공표된 순위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출연진 모두 1등이라고 할만큼 참 대단했지만, 굳이 나에게 조금 더 와닿았던 무대를 꼽으라면, 첫 주자로 나와 관중들을 몰입하게 만들고, 공감을 끌어낸 이소라의 무대를 꼽고 싶다. 이전의 무대들을 볼때도, 마치 이소라씨가 오늘날의 예술가곡을 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왔는데, 무엇이 그런 느낌을 가져왔는지를 생각해보니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는 듯 하다. 그녀의 의상이며, 헤어스타일을 보면 마치 모딜리아.. 더보기
[and so on] 기계로 소리나는 악기들: 위트레흐트의 SPEELKLOK 박물관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위트레히트란 도시에 다녀왔다. 네덜란드의 도시로는 암스테르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왠지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헨델의 곡 가운데 이라는 곡이 있었다. 찾아보니, 18세기 초, 유럽지역의 영토 분쟁을 마무리하는 평화협정이 1713년에 위트레흐트에서 맺어졌고, 이로 인해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이 종결되어 헨델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 이라고 한다. 위트레흐트의 유서깊은 건물들: 대학 건물 가운데 하나 (상), 위트레히트 돔 (하) (대학건물은 1600년대에 지은 건물이라고 하고, 돔의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가더군요.) 음악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도시일 것 같다는 짐작은 했지만, 아무래도 큰 도시가 아니고, 위트레히트 대학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이 동네.. 더보기
[and so on] 모차르트와 김건모 천당에서 교향곡 경연대회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출전자는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그리고 쇼스타코비치에 이르는 유명 작곡가들이었다. 슈베르트는 "미완성"을 썼기 때문에 참가할 자격도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신들이 심사위원이었는데, 마침 심사위원장이 "운명"의 신이었기 때문에 베토벤이 우승했다고 한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 우스개지만, 사태에 빗대어, 예술가들을 줄세워 경쟁하게 만드는 것이 가당키나 했던 것인지 묻는 것 같기도 하고 , 결론적으로 “천당도 지옥으로 만드는” 경쟁이 과연 필요했던 것인지 묻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232052515&code=990201 천당에서의 교향곡 경연대회 이.. 더보기
[and so on] 과연 립스틱만 잘못 발랐을까 , 같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이 음악을 배우는 것을 소재로 했던 음악 예능 프로그램 붐이 일면서, 전과 다르게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는 음악이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궁시렁댈 수 있는 수다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oo 프로 봤어?”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어느 출연자의 노래는 왜 좋았고, 누구는 뭐가 문제였고…’ 하는 이야기로 자연스레 연결이 되는 걸 보면, 이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 모두가 심사위원이자 평가단이고, 음악을 듣는 귀가 참 날카로와 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미 누누히 방송에서도 언급되고 있고, 시청자들도 모두 공감하듯, 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얼마나 훌륭한 가수들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 취향의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들의 능력을 순..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뉴욕의 클래식 라디오 채널 1: WQXR 예전에 한 선배로부터 들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한 음대생이 독일로 유학을 갔는데, 자신은 일일히 연습하고 공부해서 수년간 '습득한' 클래식 레퍼토리가 그 곳에서는 아주 어린 아이들도 흥얼거리는, 현지인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음악이었다는 데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의 뿌리가 서양에 있으니 그럴 것이라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가 뉴욕에 살아보니, 아무리 서양에 살아도 서양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과 더 친숙할 것이라는 가정이 반드시 유효한 것은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세계 어디서나,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클래식 음악과 전혀 상관없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는 시대인 듯 하다. 클래식 음악회에 가 봐도 한 눈에 흰 머리 청중들이 객석의 과반수.. 더보기
[Concert Review] 작곡가 진은숙, 탈레아 앙상블 뉴욕 공연: Unsuk Chin Portrait Concert 작곡가 진은숙의 소규모 앙상블 작품들로만 구성된 연주회가 2월 16일 뉴욕 보헤미안 내셔널 홀에서 있었다. 진은숙은 현재 세계 무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대음악 작곡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작곡가의 주요 활동무대가 유럽이어서인지, 미국에서는 그 이름이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미국의 음악가들에게 "Unsuk Chin"을 아냐고 물으면 대부분 갸우뚱 하거나, (음악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름만 들어봤다는 정도. 그러나, 이 분이 2004년 그라베마이어 수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음악을 들어본 후의 반응은 확실히 달라진다. 그녀가 유럽보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유를 꼽는다면, 앞서 이야기했듯 미국이 그녀의 베이스캠프가 아니어서이기도 하지만, 활발하게 활동.. 더보기
[New York Music Guide] 뉴욕 공연 예술의 중심 링컨 센터 (Lincoln Center) -1- 뉴욕에서 음악회를 보고 싶다면, 제일 먼저 체크해 봐야 할 장소가 바로 링컨 센터다. 사실 링컨 센터는 클래식 음악만을 위한 장소라기 보다, 다양한 예술 장르들을 아우르는 복합 공연 예술 컴플렉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어쨌건 뉴욕에서 클래식 음악 공연이 가장 많이 펼쳐지고 있는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링컨 센터를 꼽아야 할 것 같다. 링컨 센터는 카네기홀에 비하면 그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5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규모 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 한 규모다. 카네기홀을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에 비한다면, 링컨 센터는 예술의 전당에 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다양한 공연 예술들을 위해 특화된 공연장들과 상주하고 있는 예술 관련 기구들의 성격이 예술의 전당과 많이 닮아 있다. 아.. 더보기
[Music Story] 죽은 동물들을 위한 음악 가까이 지내는 일본 친구의 고양이 코코추가 지난 주에 죽었다. 한 두 달 전부터, 코코추가 음식을 잘 안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그게 일종의 노환 증세였었나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고양이의 수명이 20년이 채 안 된다고. 코코추의 나이는 17세였다. 그 친구가 그 고양이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상실감이 어떨지 짐작이 가기는 했지만, 사실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했다. 머리로 이해는 하지만, 완전히 공감할 수 없기에, 괜히 무슨 말을 했다가 섯부른 위로가 되지나 않을지 조심스러웠다. 이 친구는 일본에서의 한 설문조사 이야기를 했다. 원래 일본의 전통을 따르자.. 더보기
[Films on Musicians] 스팅(Sting)과 클래식 팝스타 스팅이 내한공연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내한을 알린 기사들의 헤드라인들을 보니, "팝스타 스팅, 클래식 거장들 음악에서 영감얻어", "스팅, 클래식 거장들의 음악에서 感 얻는다", "스팅과 오케스트라...웅장한 팝의 세계" 같이 클래식 음악과의 연관을 이야기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스팅은 '클래식을 평소 좋아하고, 클래식 거장들에게서 음악적 영감을 받는다'고 이야기 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공연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공연 때문이기에 그나마 클래식 음악과의 연관성이 더욱 부각되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알고 보면 "스팅이 그냥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정도로 이야기하기엔 아쉬운 감이 많다. 스팅이 그간 실제 클래식 음악계에 벌인(?) 일들이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이.. 더보기
[Concert Review]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La Fanciulla del West)> 새해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 날, 링컨센터 도서관에 가던 길에 잠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서둘러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 관객들의 인파가 메트 오페라 극장 앞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였다. 연휴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무슨 공연이 있어서 그런고 했더니, 바로 아이들을 위해 제작된 축소 영어 버전 오페라 (모차르트 작곡)의 공연이 11시부터 있단다. 뮤지컬 의 무대 감독이 연출했다 하여 더욱 유명하기도 한 이 공연에 오래 전부터 관심은 있었으나, 그 동안 시간을 내지 못했고, 이날 막상 공연을 볼 수 있을지 기웃거려보니, 역시나 모든 표는 매진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에, 오페라 마니아들인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로 물어봤더니, 두 버전 (축소된 영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