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현실된 환상 여신 드레스 ‘쉐이디 자인엘디네’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레바논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쉐이디 자인엘디네(Shady ZeinEldine)'의 2012 S/S 시즌 컬렉션은 단순히 화려함을 뛰어넘어 드레스의 고급스러운 황홀함과 세련미가 넘치고도 남는다. 일상복으로는 터무니없지만 인생사에 남는 중요한 행사에서 여왕이나 여신이 되고 싶다면 쉐이디 자인엘디네의 이브닝 드레스가 맞춤일 듯. 드레스 작품 하나하나는 디자인에 독창성이 넘치면서 장식미의 우아한 정교함을 더했다. 무수한 구슬과 크리스탈을 비롯 세퀸(스팽글, 반짝거리도록 옷에 장식으로 붙이는 작고 동그란 금속편)에 자수와 꽃잎 장식을 더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닥을 덮는 긴 길이의 세련된 가운은 모델의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면서 굴곡진 허리선을 강조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 더보기
예술작품이 된 수제 실크 스카프 ‘포겟 미 낫’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프랑스 출신으로 파리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인 코코 브룬이 탄생시킨 스카프 전문 브랜드 '포겟 미 낫(FORGET ME NOT)'은 순수하게 손으로 직접 제작한 실크 프린트만을 고집하는 장인정신이 살아있다. 포겟미낫의 2012 S/S 시즌 컬렉션은 다채로운 색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을 담아낸 작품들로서 직접 손으로 정교한 프린트를 그려 디자인을 한 뒤 디지털 제작을 통해 실크 위에 구현해 냈다. 이러한 스카프 작품들은 초현실주의 뿐 아니라 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 현실성에 매혹을 더해해는 몽타주 기법, 기하학적 양식이 반영된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전래 동화와 세기말 암울한 문학작품을 비롯 사물의 불가사의한 힘, 밀교.. 더보기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54) 이호재 - 영어를 좀 알았다면 이호재 | 연극배우 1970년대 중반쯤이었나 보다. 그때만 해도 해외 자유여행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외국 여행을 하기가 어려운 시기였다. 수속이 복잡했고 신원조회며 재산 정도까지 신고해야 할 판이니 나같은 연극인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속해 있던 극단(동랑 레퍼토리)이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로 공연을 가게 됐다.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동랑 유치진 선생님과 현 서울예술대학의 유덕형 총장의 절대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에선 댈러스, 미네아폴리스, 뉴욕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나는 댈러스극장의 후원회원인 어느 미국인 가정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내 후배와 둘이서 공연기간 묵게 되었다. 단독주택 한채였지만 두 집 살림을 할 수 있게 출입문도 완전히 나눠져.. 더보기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53) 김대진 - 시간의 여유 김대진 | 피아니스트 음악인으로서 나의 위치는 비교적 다양하다. 1994년 귀국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개교와 함께, 연주자이면서 교육자라는 역할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그동안 나는 한 학교의 교수라는 직분 외에도 2007년 금호 챔버 소사이어티 음악감독과 2008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취임해 맡은 책임이 더욱 커졌고 많은 사람의 관심도 받게 되었다. 그동안 이러한 나의 변화에 대해 적지 않은 인터뷰를 했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는 가지고 있지만, 음악감독·연주자·지휘자·교육자라는 각각의 역할은 모두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왜 이렇게 욕심을 내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여러 역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맞는 말이다. 나는 ‘음악’에 욕심.. 더보기
알렉산더 맥퀸 슈즈 ‘전위 예술 아름다운 미래’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야 마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컬렉션은 2012 가을 슈즈 작품들 역시 화려하고도 현란한 과시감이 변함없다. 다채로운 색조와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초자연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미래주의의 맵시는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감독 사라 버튼의 말처럼 '낙관론에 긍정이 가득 한 아름다운 미래'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또 새롭고 독창성 넘치는 디자인 양식과 제작 기법에 의한 탄생해, 전위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작품에는 낭만성은 물론 지극히 여성스러움까지 담아냈다. 알렉산더 맥퀸에게 해골이나 몽골 모피가 개성의 표식이었다면, 초자연스럽지만 극히 섬세한 디자인 요소를 추구해 온 사라 버튼에게는 '꽃'이 있다. 부드.. 더보기
가을패션,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 ‘고급스런 단순미’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보다 진지하고 성숙한 멋과 매혹 넘치는 맵시를 추구하고 싶다면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의 2012 가을 간절기(Pre-Fall) 컬렉션에 주목해 보자. 색채감을 중시한 디자인 양식을 통해 옷짓기에서 단순미와 다양한 기능성을 찾아 볼 수 있는 이번 컬렉션은 도시풍의 세련된 옷입기를 어떻게 완성시키는지 보여주고 있다.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의 크리에이티브 감독 이반 미스펠라레(Yvan Mispelaere)는 이번 시즌 작품에 대해 '반항기가 서린 록큰롤 디자인'이라고 표현한다. 복고성 짙은 세련된 드레스에 무릎 높이의 부츠와 환상 조화를 이룬 트위드 코트는 직장이나 거리에서 확실한 자기 표현 수단일 듯. 특히 짧은 정장과 쉬폰 소재 윗도.. 더보기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52) 김홍탁 - 낯선 자극을 놓친 20대 김홍탁 | 제일기획 마스터 르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프랑스의 롱샹(Ronchamp) 성당을 두 눈으로 본 것은 내 나이 마흔셋이었을 때다. 마치 동화책에 나올 법한 동그란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그동안 로마의 바티칸,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에 성당을 비롯, 한국의 명망 높은 사찰 등 명품이라 칭송받는 웬만한 건축물을 거의 돌아봤지만, 그 건축물들이 웅장하다거나 아름답다고 느꼈을 뿐이었다. 건축물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는 롱샹 성당이 처음이었다. 이런 세상에…, 건축물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다니…. 그것은 마치 음악도 아닌 미술작품을 보면서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것과 같은 꼴이었다. 그 후로 ‘만약 내가 스무 살 청년일 때 롱샹 성당을 마주했으면 어땠을까’.. 더보기
핸드백·구두 블루색상이 대세… 소녀 감성·세련미 동시 충족 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여름에나 유행하던 파란색이 봄부터 유행한다. 물론 개성을 강조하는 시대인 요즘은 한가지 색깔이 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봄에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파스텔 색상이 유행하던 것과 달리 각종 블루 컬러가 옷뿐만 아니라 핸드백, 구두 등의 소품에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한 광고회사가 세계 17개국에서 색상 선호도를 조사했더니 지구촌 사람들의 40% 이상이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차갑고 냉정함의 상징인 블루 컬러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스타일리스트 윤혜미씨는 “신비스러운 블루의 매력은 소녀의 감성을, 개성있는 연출력과 차분함은 도시적 세련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보기
보습·컬러 동시에… 립스틱의 화려한 변신 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립스틱은 빨간색을 뜻하는 루즈란 프랑스말처럼 빨강이나 분홍 등의 색깔로 원통형 케이스에 담긴 제품이 대부분이다. 최근엔 기존 립스틱의 틀을 깨는 이색 립스틱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젤리 같은 투명한 보습층이 립스틱을 둘러싸고 있거나 보기엔 초록이나 보라색이지만 바르면 핑크색으로 발색되는 제품, 크레용처럼 생긴 립스틱이 등장했다. 여성들은 매일 수십 번 거울을 보며 특히 입술화장을 고치는 횟수가 가장 많다. 그만큼 자주 사용하는 제품이어서 좀 더 오래 지속되거나 간편한 제품 혹은 재미있는 제품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또 화장품 브랜드들도 비교적 저렴하며 대중적인 립스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아 ‘스타 아이템’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일단 립스틱을 구매한 .. 더보기
아름다운 미니멀리즘, 구찌 ‘담박하고 세련된 멋’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미니멀리즘의 담박한 아름다움과 깔끔함이 조화를 이루는 '구찌(Gucci)'의 2012 가을 간절기(Pre Fall) 컬렉션은 프리다 지안니니의 새로운 패션 디자인 양식을 찾아 볼 수 있다. 구찌를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티브 감독 프리다 지안니니는 우선 맥시 스커트와 사랑스러운 터틀넥 웃도리를 조합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입기 편하고 관능을 자극하는 의상들로 컬렉션을 채워나가면서 명품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승마 의상의 세련된 요소와 남성적인 세부 장식이 섬세하고도 우아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주면서 한창 유행하는 여성다운 패션양식을 구현해 낸다. 특히 꽃무늬가 인상에 남는 긴 이브닝 가운을 비롯 모피 코트와 대형 코트는 과장된 디자인 양식으로 이번 컬렉션에서 단연 압권... 더보기
2012 가을패션, 쥬시 꾸튀르 ‘거칠고 세련되고’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도심 번화가 속 화려하고도 세련된 맵시를 완성시키는 미국의 고급 캐주얼 브랜드 '쥬시 꾸뛰르(JUICY COUTURE)'의 2012 F/W 시즌 컬렉션. 인조 모피 외투와 꽃무늬 수트는 프레피 룩(고급 사립학교 풍의 패션으로 고급 옷을 소탈하고 편하고 대충입은 듯한 느낌이 특징)을 비롯 보헤미안과 록 시크(세련된 느낌에 록의 거친 감성과 도도함을 강조한 맵시)로 이어진다. 계절이 바뀌면서 새로운 맵시 연출을 위해 쥬시 꾸튀르가 선사하는 제안은 다양한 소재와 다채로운 색상을 적절히 섞어 맞춰입기. 동물 프린트와 줄무늬에 격자 무늬 양식을 사용하고, 특히 꽃무늬 재킷과 양단(금・은색 명주실로 두껍게 짠 비단) 소재의 바지를 인조 모피 망토와 맞춰 입으면 현대성이 풍만한 멋을 .. 더보기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51) 이상용 - 남을 돕고 쓴 누명 이상용 | 방송인 나는 열한 살 때부터 아령을 잡고 운동을 했다. 7년 뒤 대전고 재학시절에 미스터 충남에 선발됐다. 그 후 고려대에 입학해서는 역도부에 들어가 미스터 고대에 뽑혔다. 졸업 후 7년간 외판원으로 전전하다가 점쟁이의 말을 믿고 TV에 출연해 건강의 상징인 뽀빠이가 되었다. 다 말할 수 없지만 여기까지만 해도 난 눈물이 나고 뼈마디가 다 쑤신다. 정말 신물나게 고생하면서 산 기간이었다. 1970년대 중반 KBS TV 로 나는 어린이들의 우상이 됐다. 그 시절 심장병에 걸린 한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찾아왔다. 수술비가 없다기에 함께 서울대병원에 갔다. 수술비가 1800만원이라는 말에 기절할 뻔했다. 당시 열 평짜리 아파트 값이 1110만원이었고 나는 사당동 독채 전세 650만원에 살고 있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