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007 옷 만든 에베레스트 “디자이너는 자신감을 선사” 유인경 선임기자 alcie@kyunghyang.com “신사의 품격은 신사복의 품격과 동의어입니다. 옷차림에서 그의 인품과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시달리지만 이런 때일수록 밝고 경쾌한 옷차림을 해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어 경기회복도 빨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급 맞춤복(비스포크) 명장인 티모시 에베레스트(51·사진)는 요즘 한국 남성들을 연구 중이다. 최근에는 코오롱의 클럽 캠브리지와 협업으로 한국남성들의 신체적 특성과 취향을 파악해 한국남성들이 어느 자리에서나 편안하게 입으면서도 멋을 살릴 수 있는 캐주얼재킷과 면바지 등을 내놨다. 에베레스트는 데이비스 캐머런 영국 총리의 수트는 물론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예복, 영국 올림픽 대표단 단복을 제작해 유명해졌다. 또 현재 개봉.. 더보기
부재증명의 풍경 이일훈|건축가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천만의 말씀. 세상에 ‘사람 없어 비워 둔 의자는 없’으니 ‘억울하면 출세를 하라’던 1960년대 유행가 ‘회전의자’의 흥겨운 장단 속에는 냉혹한 생존경쟁의 처절함이 스며 있다. 1970년대 말의 유행가 ‘빈 의자’는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고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 그 노랠 따라 부르던 이들은 지금 어떤 의자에 앉아 있을까. 빛나는 의자일까, 초라한 의자일까. 의자는 형태와 배치에 따라 드러내는 욕망이 다르다. 서울시청 시장실의 회의용 의자에는 갖가지 사연이 녹아있다. 인권 수호에 힘쓰던 조정래 변호사의 의자, 사라진 대림시장에서 장사하던 상인이 쓰던 의자, 나이트클럽의 불을 끄.. 더보기
‘까칠한’ 아이를 태운 초보 이일훈 | 건축가 초보운전자는 승용차 뒤 유리창에 뭘 써 붙인다. 초보인 줄 알면 더 겁주며 무시한다고 써 붙이지 말라는 이도 있지만 대개는 초보임을 알려 이해를 구한다. ‘초보운전’이 고전답게 가장 많고, ‘답답하쥬 저는 환장하겄슈’ 같은 솔직한 고백도 있지만, ‘세 시간째 직진 중’은 엄살이 지나쳐 믿기지 않는다. ‘첫 나들이’는 곱디고운 우리말이 새삼스럽고, 노란 병아리 한 마리를 크게 그려 붙인 그림은 시각적 호소력이 대단하더라. 초보가 아니어도 장애인이나 노약자임을 알리는 표시도 있다. 그럴 경우 양보하고 배려함이 마땅하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는 아이가 탔으니 양보해 달라는 부탁이다. ‘아이 태운 초보’는 보는 사람이 더 긴장되더라. 아, 아이를 태웠군요,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 천천히 조심.. 더보기
라우라 벨라 ‘바르셀로나식 고전과 현대의 조화’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오랜 전통과 문화에 끊임없이 변모하는 현대 도시의 세련미가 더해진 '라우라 벨라(LAURA VELA)'의 2012~13 F/W 시즌 핸드백 컬렉션. 라우라벨라의 3번째 컬렉션은 낮과 밤의 맵시 연출을 위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며 색조와 소재의 질감 역시 환상 조화를 이룬다. 현대 도시 여성이 취사선택권을 넓혀 다양한 가방을 선보이고 있는데, 숄더백과 지갑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들고 다니기 편안한 안정감을 주면서 기능성을 겸비한 이번 컬렉션은 밝은 색상에 동물 프린트와 다양한 원단의 결합이 눈에 띈다. 스페인 아르곤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라우라 벨라는 주얼리와 술 장식을 통해 핸드백의 장식미를 가미한 디자인이 인상에 남는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 더보기
2012 겨울패션,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 프레타 포르테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여성미가 넘치면서도 가을과 겨울에 꼭 필요한 기능성까지 겸비한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의 2012~13 F/W 시즌 프레타포르테(기성복) 컬렉션. 유행에 가장 민감하고 자유로운 뉴요커들이 선호하는 뉴욕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진출한 DVF는 일하는 여성을 위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맵시를 선사한다. 검정과 흰색, 회색의 무채색을 중심으로 빨강이 더해진 색상계열이 눈에 띄며 체인 문양의 프린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프린트가 인상에 남는 점프수트를 비롯 면 소재의 무릎길이 펜슬 스커트(길고 폭이 좁은 치마), 몸매선이 두드러진 드레스 그리고 뉴욕의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코트가 특징. 또 트위드(간간이 다른 색깔의 올이 섞여 있는 두.. 더보기
2013 리조트, 도나 카란 ‘우아하고 세련되고’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천상의 고혹스런 맵시가 깃털처럼 가벼운 드레스에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자홍색으로 아련히 빛나는 '도나 카란(DONNA KARAN)의 2013 리조트 컬렉션. 리조트가 아닌 도심 속에서 파티를 즐기기 위한 컬렉션으로도 보일 만큼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면서 회색, 검정, 흰색의 무채색과 살구색, 립스틱 분홍으로 색상 계열을 구성했다. 여기에 우아하게 걸쳐 내려입거나 접혀진 실크 재킷은 크리스탈로 마감했으며 카울넥(여성용 스웨터에서 여러 겹 늘어지듯 접힌 칼라) 목선의 민소매 윗도리는 비대칭형 허리선을 가진 펜슬스키트와 어울린다. 또 호박단(광택이 있는 빳빳한 견직물로 드레스 원단으로 사용) 소재의 종이 접기같은 파트드레스와 도련의 폭이 넓고 여유가 있는 헐렁한 풀스커트는 디자.. 더보기
‘영부인 패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콜라보 박유진 객원 칼럼니스트 미국 대형 백화점인 '콜스(KOHL'S)'의 첫 '디자인 내이션(Design Nation)' 콜라보 컬렉션은 미국의 중견 패션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즈(Narciso Rodriguez)의 재능이 돋보인다. 정밀하게 재단된 드레스와 멋진 상하의들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나르시소 로드리게스를 인증하는 기하학적 원단 조각 디자인과 과감한 색조배합이 눈길을 끈다. 특히 코발트 블루 색상으로 기모노 양식의 코쿤 코트(누에고치와 같은 모양의 코트로서 위가 넓고 단으로 향할수록 좁아지는 실루엣이 특징이며 둥그스름한 V라인의 또다른 표현이 인기)는 미화 130달러(약 14만원). 여기에 섬세한 곡선미로 두 가지 색조의 패턴이 인상에 남는 긴소매 드레스(64달러), 턱시도 줄무늬에 프린트를 살린.. 더보기
가을 남자의 멋, 야상으로 ‘세련된 맵시 연출’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아침, 저녁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아우터가 필수다. 밀리터리 점퍼인 ‘야상’은 몇해 전부터 가을 아우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날씨가 추워도 패션니스트들에게 편안함과 스타일리시함을 동시에 안겨줬기 때문이다. 빅사이즈 남성들에게는 야상의 이런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을 감출 수 있어 오히려 더욱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빅사이즈 단점은 가을에 맞는 패션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조금만 잘못 입으면 몸이 더 커 보이고, 트랜드에 맞추려면 맞는 사이즈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는 아우터가 바로 밀리터리 야상이다. 우선 야상은 몸을 많이 가려줘 큰 바디 라인에도 부담갖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패션 트랜드에도 .. 더보기
[정성일의 영화로 세상읽기]‘광해’에 입장료 낸 천만이 투표함에도 표를 넣을까 정성일 | 영화감독·평론가 지난 주말(10월20일)까지 (사진)를 본 관객은 1천 79만 6095명이다(영화진흥위원회 통계). 에 이어서 올해 두 번째 천만 관객영화이며, 역대 한국영화 중 일곱 번째 천만 영화이다. 이 숫자의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23일 오후 6시36분 남한 인구가 막 5천만명이 넘었다. 말하자면 남한 전체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보았다는 뜻이다. 나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이 숫자를 설명해보고 싶다. 현재 대통령인 이명박씨는 1천 149만 2389표를 얻어 대통령이 되었다. 전임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씨는 1천 201만 4277표를 얻어 대통령이 되었다. 투표는 입장료를 내고 하지 않는다. 영화는 입장료를 내고 보아야 한다. 자.. 더보기
수트블랑코, 데님과 장식미 ‘가을의 완성’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스페인의 토탈패션 브랜드 '블랑코(BLANCO)'의 수트블랑코 2012~13 F/W 시즌 컬렉션은 장식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데님 소재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가을에 맞는 니트웨어를 비롯 우아함이 담겨있는 데님 의상에 겉옷을 꾸민 디자인은 여성스러운 장갑으로 치장하고 금속 조각이 달린 핸드백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신 유행을 따르면서도 다양한 기능성을 겸비한 의상들은 기하학적 무늬와 고급스럽고도 멋진 금속 장식을 통해 편안한 일상복일 뿐 아니라 섞어 맞춰 입으면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을 옷맵시를 완성하게 된다. 특히 현대성에 세련미를 더해 섹시한 드레스를 비롯 편안한 스웨터 그리고 몸매에 딱 들어맞는 데님 의상이 눈길을 끈다. 또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 더보기
2013 봄패션, 파울레 카 ‘우아한 60년대 속으로’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1960년대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복고주의 감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파울레 카(PAULE KA)'의 2013 봄 컬렉션. 파울레카의 디자인 총괄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르주 카슈팡제(Serge Cajfinger)는 파리지앵의 세련미에 현실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미국스러운 느낌을 창출해 낸다. 미국의 부유한 휴양지 팜비치의 우아한 숙녀들을 연상시키는 상아빛의 밝고 부드러운 드레스를 비롯 가벼운 외투와 속옷 형태의 란제리 슬립이 눈길. 특히 이번 컬렉션을 특징짓는 그래픽 프린트는 크리스탈과 클로케(돋을 무늬로 표면이 물거품처럼 불규칙하게 부풀어오른 원단) 형태의 오간자(빳빳하고 얇으며 안이 비치는 직물), 타조가죽 무늬 그리고 기퓌르 레이스(피륙 바탕이 되는.. 더보기
2013 봄패션, 소니아 리키엘 ‘보헤미안의 매력’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프랑스의 살아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의 2013 봄 컬렉션은 1980년대 뉴웨이브 음악과 영국 모던 록의 대모로 불리는 케이트 부시(kate Bush)에 대한 헌사로 보인다. 소니아 리키엘의 뒤를 이어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디자인 총괄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이프릴 크리치톤은 케이트 부시로부터 영감을 얻어 이번 컬렉션의 화려한 면모를 탄생시켰다. 개성넘치는 디자인은 물론 케이트 부시가 지닌 보헤미안의 기질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풍의 낭만이 넘치는 디자인 양식은 시상을 떠올리는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가 인상에 남는다. 분칠을 한 듯한 파우더핑크를 비롯 아주 연한 푸른빛이 감도는 베이비블루, 캐딜락을 연상시키는 초록색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