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2013 가을패션, 아크네 ‘북유럽 멋의 재해석’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북유럽 미니멀리즘의 기본 맵시를 재해석해 다양한 혼합양식을 추구한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ACNE)'의 2013 가을 간절기 컬렉션. 브랜드 총괄 디자인 감독 조니 요한슨은 기능성을 살린 의상을 통해 본질적으로는 디자인이 서로 양립하면서도 단단히 다져진 조합을 이루는 작품을 선보였다. 전통적으로 보다 발랄하면서 실용성이 담긴 의상들은 A라인을 사용하고 유사한 구성 형태의 맞춤 디자인 방식으로 여성미를 더욱 강조했다. 특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비율과 과장된 부피감으로 인해 독창성이 두드러진다. 이에 반해 재킷과 셔츠의 윤곽선은 긴 나팔꽃 모양의 소매 그리고 추위를 막아주는 두건과 커다란 칼라를 이용해 부드러운 섬세함이 강조됐다. 특히 파카(모자가 달리고 흔히 안이 모피로 .. 더보기
팀 버튼의 영화, 비틀주스 입은 ‘디츠’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영국의 여성 캐주얼웨어 브랜드 '디츠(DEETZ)'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팀 버튼 감독의 고전 영화 '비틀 주스(유령수업)'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이너 에이미 커리의 작품이다. 영화의 여주인공 위노나 라이더가 배역을 맡은 '리디아 디츠'에서 브랜드의 이름을 지을 정도로 영화처럼 컬렉션의 작품 하나하나도 유별나다. 어둡고 기벽이 심한 성격의 '디츠'는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등장인물인데 이번 컬렉션에서도 프린트는 해골, 벌레, 극적인 꽃무늬, 퍼그(몸이 작고, 납작한 얼굴에 주름이 많은 개)처럼 '어두운 기미'도 있지만 색조는 화려하게 생기가 돌면서 재미도 있다. 주름 미니스커트를 비롯 헐렁한 실크 티셔츠, 피터팬 칼라, 가죽 레깅스로 보강된 캐미솔(가는 어깨 끈이 .. 더보기
트리네 린데가르트의 봄맵시 ‘아프리카의 색’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덴마크 출신의 여성 남성복 디자이너 '트리네 린데가르트(TRINE LINDEGAARD)'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색으로 시작해 색'으로 완성된다. 아프리카 가나의 직조 장인이 전통을 계승한 고유의 수공예 기술을 기리면서 이번 시즌을 통해 이를 발랄한 맵시에 많은 장식물을 더하는 디자인으로 차용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각보의 화려한 쪽모이깁기 장식을 배경으로 한 룩북에는 형태와 질감의 콜라주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다양한 맵시가 짝을 맞추고 있다. 린데가르트는 오랜 전통으로 계승된 장인의 작업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직조 기술을 선보였으며 여기에 다양한 원단을 더해 독창성 넘치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특히 불가능할 것만 같은 방식으로 프린트를 혼합한 결과는 풀장용 신발과.. 더보기
봄의 전령, 블루마린 ‘환상 속의 우아한 멋’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봄의 낭만으로 가득찬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블루마린(Blumarine)'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한 여름 밤의 꿈'을 연상시키며 맵시 연출에 대한 환상에 젖게 만든다. 이번 컬렉션은 아르데코(1920~30년대 유행한 장식미술의 한 양식으로 기하학적 무늬와 강렬한 색채가 특징)를 연상시킨다. 손수건으로 가두리 장식을 댄 쉬폰드레스를 비롯 그리스 신전의 기둥같은 주름 무늬, 달빛 흐르듯 다듬은 은빛 레이스 그리고 희미하게 반짝이는 멋이 담긴 헐렁한 홀터넥 원피스가 눈길을 끈다. 특히 어렴풋이 일본풍의 꽃무늬 구슬장식은 데카당스 시절의 향수에 젖은 듯 보이고 있다. 또 라메(금속의 절박(切箔, 평박) 혹은 금은사의 총칭)를 소재로 사용해 걸쳐서 늘어뜨려 입거나 몸매선.. 더보기
집보다 더 중요한 것 이일훈 | 건축가 딱따구리는 나무에 구멍을 파고 제비는 진흙을 물어다 제집을 만든다. 까치는 잔가지를 얹어 둥지를 튼다. 딱따구리는 조각적, 제비는 소조(塑造)적, 까치는 결구하는 방법을 쓴다. 쪼고 붙이고 엮는 것은 다르지만 목적이 같은 새들의 집짓기에서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집 자리(장소·위치)를 정하는 감각이다. 새는 번식이 끝나면 미련 없이 둥지를 버리거나 떠난다. 새들에게 둥지란 소유 아닌 사용이 목적이라서 남을 의식해 꾸미거나 필요 없이 두세 채를 갖지 않는다. 인간의 건축적 관점과 매우 다르다. 누군가 매단 새집, 팔 뻗으면 닿는 높이에 바람이 불 때마다 불안하게 흔들리니 새들이 깃들일 턱이 없어라. 공원 숲에 새집 아닌 새집만 늘었더라. 조류보호 한다고 새집만을 다는 것은 새의 생리와 별 .. 더보기
(2) 건축가 문훈 ㆍ사람들의 욕망과 필요로 생겨난 서울의 디자인 좋다고 느껴 ▲ “지하철이 없어졌다고 가정하고그곳을 나이트클럽이나 운하로 만들고 싶어요.상상을 실현해보는 거, 재밌잖아요?” ■ 무거운 남자의 가벼움에 대하여 건축가를 좋아한다. 만약 누군가 내게 남자로 다시 태어나 해보고 싶은 일을 묻는다면 별 망설임 없이 건축가라고 말할 것 같다. 그들이 건축물에 쓰이는 다양한 나무와 돌과 흙에 해박하고, 공무원과 건축주, 시공업자들과 저돌적으로 싸워야 할 때를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들과 끝내 타협해야 할 지점을 안다는 것도 맘에 든다. 고요한 사무실과 시끄러운 현장 사이를 오가는 그들에게서 나는 뛰어난 균형감각들을 보았다. 내가 아는 건축가들은 수학을 알고 있는 시인이다. 건축가를 좋아하는 나만의 편견은 꽤 오랜 시.. 더보기
개성만점 맵시 연출 ‘녹아내리는 타이츠’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개성을 넘어 독특하면서 기상천외한 맵시로 거리에서 시선을 사로잡고 싶다면 독일의 양말류 브랜드 '우에르베 클로딩(URB Clothing)'의 멜팅타이츠(melting tights)가 그만일 듯. 과감하면서도 독창성 넘칠 뿐 아니라 톡톡 튀면서 시각에 충격을 가져다주는 이 타이츠는 2013년 S/S 시즌에서 가장 혁신성있는 패션상품 중 하나다.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효과로 언뜻 보면 호불호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타이츠로서 남과 차별화시키는 패션감각을 뽐낼 수 있겠다. 이번 시즌 유행 디자인은 색상에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우에르베의 멜팅타이츠 컬렉션 역시 분홍, 형광녹색(네온그린), 연한 파랑, 노랑, 터키옥색처럼 예쁜 파스텔과 형광 색조가 눈에 띈다. 특히 무채색의 색상계열은.. 더보기
2013 가을패션, 에르뎀 ‘고전미 담은 우아함’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옷맵시를 가장 순수하게 연출하고 싶은 패셔니스타라면 런던의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 '에르뎀(ERDEM)'을 지나칠 수 없다. 에르뎀의 총괄 디자인 감독 에르뎀 모랄리오글루는 2013 가을 간절기 컬렉션을 통해 단순미 속에 우아함을 표현하고 세련되면서도 가장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시켜 준다. 독창성 넘치는 프린트는 고전미를 품은 디자인 형태 위에서 빛을 발하면서 원단이 갖는 질감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레이스와 오간자(빳빳하고 얇으며 안이 비치는 직물), 가죽 그리고 바느질 솜씨는 어떤 예상도 거부한 채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된 PVC(폴리염화비닐)을 소재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 유행의 흐름을 한 눈에 보듯 섬세함과 정교한 재단 위에 작은 꽃들.. 더보기
오스카 드 라 렌타 ‘우아한 봄의 다채로움’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여사가 입어 화제가 됐고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2013 S/S 시즌 컬렉션. 이번 컬렉션은 매우 다양한 디자인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깔끔한 숙녀복과 사교모임의 파티복, 할리우드 패션과 거리의 캐주얼 맵시까지 망라한다. 특히 허벅지 위까지 앞트임이 섹시한 황갈색 치마와 라텍스 소재의 매끈거리는 붉은색 티셔츠에 경쾌한 느낌의 짙은 남색 블레이저의 맵시는 독특함 그 자체다. 여기에 린넨 소재의 상아색 팬트슈트(여자용 슬랙스와 재킷이 한 벌이 된 슈트)와 검정 실크 마담엑스 드레스는 단순미를 강조한 반면 아스트라칸(특정 품종의 새끼 양의 아주 곱슬곱슬한 .. 더보기
2013 봄패션, H&M ‘장식미 넘치는 낭만 맵시’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구성미에 편안한 맵시 윤곽선을 섞어낸 스웨덴의 SPA 브랜드H&M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에서 영감을 모은 듯. 금속성 장식미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이번 컬렉션은 주름 효과와 얇은 실크의 일종인 풀라천 위의 프린트가 특징이다. 장식성을 살린 치마를 비롯 금속장식 조끼, 생생한 프린트에 속이 비치는 큰 드레스는 내면에서 보헤미안의 낭만을 끄집어 낸다. 금속 장식의 물방울 무늬 짧은 하의는 졸라매는 끈이 달려 발랄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프린트 항공 재킷(허리 부분이 꼭 끼고 앞은 지퍼로 잠그는 짧은 재킷)도 경쾌함이 돋보인다. 특히 빨강 술이 달린 미니스커트는 여름 칵테일 파티와 무도회장 맵시로 손색이 없으며 검정 스키니 바지와 뾰족한 펌프스에 물결.. 더보기
빽 없이 오는 봄 이일훈 | 건축가 비속어 ‘빽’은 필시 배경을 뜻하는 단어(background)에서 왔을 것이다. 출신 배경을 팔아 입지하고, 권력과 가깝게 지내며 행세하고, 의사결정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주변의 힘을 이용해 검은 이득을 취하고, 잘못을 저지르고도 벌을 면하고…, 좌우지간 부당하고 불순한 의도를 깔고 있는 빽만큼 이 사회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말이 어디 있으랴. 예전엔 없는 사람들이 찾았는데 요즘엔 있는 사람들이 대놓고 끼리끼리 지키려 안달이니 빽의 얼굴도 점점 뻔뻔해지는 모양이더라. 빽과 빽이 공생·기생하는 빽의 전성시대, 가히 철면피를 넘어 ‘빽면피’의 세상이더라. 이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유빽무죄 무빽유죄’로 바뀔 날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더라. 불상에도 빽을 두른 것이 있으니 바로 광.. 더보기
오스카 드 라 렌타 ‘우아한 봄의 다채로움’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여사가 입어 화제가 됐고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2013 S/S 시즌 컬렉션. 이번 컬렉션은 매우 다양한 디자인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깔끔한 숙녀복과 사교모임의 파티복, 할리우드 패션과 거리의 캐주얼 맵시까지 망라한다. 특히 허벅지 위까지 앞트임이 섹시한 황갈색 치마와 라텍스 소재의 매끈거리는 붉은색 티셔츠에 경쾌한 느낌의 짙은 남색 블레이저의 맵시는 독특함 그 자체다. 여기에 린넨 소재의 상아색 팬트슈트(여자용 슬랙스와 재킷이 한 벌이 된 슈트)와 검정 실크 마담엑스 드레스는 단순미를 강조한 반면 아스트라칸(특정 품종의 새끼 양의 아주 곱슬곱슬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