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엘리 타하리의 봄 ‘열대의 낭만, 네온의 멋’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우아하면서 현대 감각이 물씬 풍기는 '엘리 타하리(Elie Tahari)'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형광빛 네온색과 열대자연의 프린트를 통해 세련된 멋을 탄생시켰다. 엘리 타하리의 브랜드를 인증하는 시스 드레스(칼집처럼 몸에 딱 붙는 여성 드레스)에는 레오파드 프린트에 레이저 재단으로 멋을 살린 레이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라임 색상의 산뜻한 짧은 바지는 비단뱀 가죽문양이 뒤덮여 형광빛이 물든 가장자리 장식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유리처럼 세퀸장식이 달린 차가운 푸른색조의 칵테일 드레스는 끈 달린 비단뱀가죽 하이힐과 멋진 맵시를 만들어 낸다. 무심한듯 걸쳐 입은 짙은 남색의 실크 드레스는 단추를 채워 날씬한 몸매를 부각시키면서 단순미를 강조한 신선하고 세련된 옷.. 더보기
2013 가을패션, 발망 ‘세련과 관능 사이’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독창성이다" 패션을 통해 세상의 따분함에서 탈출하고자했던 불세출의 패션 저널리스트 다이애나 브릴랜드(Diana Vreeland, 1903~1989). 하퍼스바자와 보그 편집장을 거쳐 뉴욕 메트로폴린탄 미술관의 복식연구소에서 패션계를 위해 헌신했던 그는 '모노키니'를 대중화시키고 마뇰로 블라닉을 명품 구두 디자이너로 인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상영된 브릴랜드의 패션철학과 삶에 대해 다룬 헌정 다큐멘터리 '아이 해즈 투 트래블(The Eye Has to Travel)'은 그녀가 세계 패션사에 남긴 흔적을 차분하게 다뤄 화제가 됐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진 브릴랜드의 거실은 일본풍의 사치스러운 화려함과 80년대 풍요로움.. 더보기
(4) 변호사 금태섭 ㆍ퇴행하겠다 싶어 정치 뛰어들었는데, 입만 열면 욕하다 끝나 ▲ ‘수사 제대로 받는 법’ 알리려다 검사복 벗은 자유주의자‘금태섭, 넌 금테 둘렀냐’ 유머도 범죄로 보는, 표현 억압된 사회 안타까워 김두식의 책 은 왜 검사들이 유독 조직에 찍히는 걸 두려워하며, 평판에 민감한지에 대해 “변호사가 되었을 때의 몸값 문제”를 꺼낸다. 많은 수임을 얻는 전관이 되려는 욕망 때문에 판검사 간의 경쟁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평생 검사로만 일하면 생기지 않을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 선배에게 도제식으로 배우는 검찰 조직의 특성상 그들은 윗분들에게 원만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원만함이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된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에서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란 기사.. 더보기
2013 가을 간절기, 알렉산더 맥퀸 ‘고아한 품격’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여성미를 담아낸 고아함에 종교의 예복을 닮은 품위가 느껴지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2013 가을 간절기 컬렉션. 알렉산더 맥퀸만의 독창성을 살리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이번 컬렉션은 브랜드의 총괄 디자인 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해 냈다. 지난 유행에 생명을 불어넣은 복고주의를 계기로 "청교도와 수녀, 사제"를 연상시키는 컬렉션은 빈티지스러운 우아함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흑백을 중심으로 단순미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지만 그래픽 프린트와 덩이진 색조 구성을 통해 칙칙함을 걷어내고 고풍스러운 우아함을 강조했다. 관능미를 불러 일으키면서 가느다란 허리를 강조한 벨트를 비롯 현대성을 띤 오려낸 꽃.. 더보기
로베르토 까발리 ‘수줍은듯 섹시한 가을 간절기’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수수한 마름질과 대비되도록 강렬하고 화사한 프린트를 조화시킨 이탈리아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로베르토 까발리(Roberto Cavalli)'의 2013 가을 간절기(Pre-Fall) 컬렉션. 수줍은 듯 하면서도 섹시한 멋이 담긴 이번 컬렉션은 살결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면서 고급 원단에 바로크와 동물의 과감한 프린트를 더하고 빈티지스러운 문양을 사용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세련미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프린트는 단순하면서도 수수한 재단과 어울리면서 로베르토 까발리의 가을맞이를 돋보여 준다. 특히 몸매를 살리는 중간길이 치마와 펜슬스커트, 나팔꽃모양 스커트, 맥시 가운을 보면 팬트슈트(여자용 슬랙스와 재킷이 한 벌이 된 슈트)와 조끼처럼 남성성을 살린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띄.. 더보기
2013 여름패션, 페드로 가르시아 신은 ‘지중해의 멋’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스페인의 액세서리 브랜드 '페드로 가르시아(PEDRO GARCÍA)'가 선사하는 새로운 슈즈 브랜드 '에브리바디 맘보(EVERYBODY MAMBO)'의 2013 S/S 시즌 컬렉션. 스페인 연안 지중해의 멋진 해변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슈즈 컬렉션은 여름 파티를 위해 탄생한 최고의 선물이자 패셔니스타를 휘어잡는 넘치는 매력과 발랄함을 자랑한다. 특히 이국의 열대를 문양화한 웨지힐과 광택이 나는 리본 가죽 펌프스는 50년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복고 맵시로 상반되는 멋을 발산하고 있다. 다채로운 색감의 행광색을 바탕으로 파충류 가죽 소재에 지중해 양식의 끈달린 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무사태평한 느낌에 과장되고도 낙천주의가 배어 있는 컬렉션은 질감이 뒤어나고 건축적인 형태.. 더보기
미힐피거의 새봄 ‘바다 여행, 뱃사람 맵시’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바다의 뱃사람 옷맵시에 착안해 선보인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여성들에게 옷입기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줄무늬와 돛천(sailcloth, 여름용 색무늬에 무지염이나 날염하여 캐주얼한 의류로 쓰이는 원단)을 재해석하고 피셔맨 니트(북유럽 스칸디나비아와 영국 북부 어부가 착용했던 방한용 스웨터에서 기원한 옷으로 현재는 굵은 편사(編絲)를 이용하여 본래의 것을 주체로 입체적인 무지 무늬를 구성한 편직물. 영국에서는 아란 니트라고 불린다)도 차용해 눈길을 끈다. 특히 큰 크기의 슈트 재킷은 파랑, 빨강, 흰색의 줄무늬가 인상에 남으며 육감스럽게 등을 훤히 드러낸 텐트 드레스(어깨에서 아래쪽으로 삼각형으로 퍼져내린 헐렁한 드레.. 더보기
2013 봄패션, 블라메 ‘꽃무늬 입은 세련미’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생생한 프린트가 단연 돋보이는 독일 여성복 브랜드 '블라메(BLAME)'의 2013 S/S 시즌 컬렉션은 한마디로 '활짝 핀 문양의 꽃사태'다. 프린트가 주요 디자인 요소인 이번 시즌은 만화경같은 꽃무늬를 섞어 기본 캐주얼 의상을 통해 젊고 세련된 맵시를 뽐낸다. 특히 오렌지와 노랑처럼 따뜻하고 밝은 색상 계열을 중심으로 주름치마를 비롯해 잘 맞춘 윗도리와 몸매감을 살려 잘 빠진 바지는 세련미와 젊음을 선사한다. 베를린에 본사를 둔 블라메의 듀오 디자이너 사라 뷔렌과 소냐 호드조데는 꽃무늬를 되살려내는데 그치지 않고 바느질과 가벼운 원단을 사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 냈다. 패턴과 함께 좁은 폭의 기다란 천을 접고 흔히 속에 끈을 넣어 옷에 단 가두리 장식은 섬세한 장식.. 더보기
피에르 발망의 봄 ‘편안하고 깔끔한 세련미’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명품 '발망'의 보급형 브랜드인 '피에르 발망(PIERRE BALMAIN)'이 선사하는 2013 S/S 시즌 컬렉션은 자매 브랜드로서 구별되는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피에르 발망'은 원조 브랜드인 발망의 인증 디자인인 장식성을 벗어나, 보다 부드럽고 편안한 맵시를 강조한다. 현대성을 가미해 몸매를 살려주는 의상은 직선이 강조된 새틴 재킷을 비롯 레이스 드레스, 주름 치마, 발목 길이의 몸에 붙는 바지까지 다양하다. 특이 원단으로 쓰인 가죽과 실크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웨드(벨벳같이 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재킷은 꽃무늬 프린트가 살아있으며 색상 계열은 검정과 흰색을 기본으로 짙은 남색, 주홍빛의 산호색과 연노란 레몬색이 .. 더보기
중세의 가을, 수비 ‘바로크의 기품 살린 맵시’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호주의 토탈패션 브랜드 '수비(KSUBI)'의 2013 F/W 시즌 컬렉션 'AD/BC'는 도상학의 연구대상인 종교스러운 성상에서 영감을 얻은 듯 보인다. 중세의 화려한 고급스러움과 함께 종교와 왕정 시대의 복고주의가 스며든 이번 컬렉션은 도상학에서 다루는 디자인과 장식성의 섬세함이 특징이다. 짙은 자주색 벨벳과 금으로 수놓은 자수장식이 눈에 띄면서도 가죽과 데님 소재가 결합되어 독특하고 세련된 거리의 유행 맵시를 탄생시켰다. 컬렉션을 통해 보여지는 성상으로서 십자가는 특유의 교차 모양으로 브랜드의 재탄생을 알리는 상징이 된다. 불꽃이 타오르는 프린트를 비롯 브랜드 로고가 인증된 벨벳 원단에 풍성한 장식미는 가죽과 금, 금속징을 소재로 섬세함을 살려 바로크 양식을 구현해 .. 더보기
흔들리며 웃는 꽃 이일훈 | 건축가 갈등이란 ‘견해·주장·이해 등이 뒤엉킨 반목·불신·대립·충돌’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불화·번민·혼란·혼돈·다툼과 불통은 칡(葛)과 등나무(藤)의 습성을 빼닮았다. 칡은 시계바늘과 반대로 도는 왼쪽감기로 자라고 등나무는 오른쪽감기를 하니 둘이 엉키면 풀기가 어렵다. 하지만 감는 방향이 다르다고 갈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습성은 다르되 조화를 이루는 식물이 얼마나 많은가. 풀리지 않는 갈등의 결정적 이유는 서로의 방향 다름보다 각각의 줄기가 자랄수록 자신만을 키우며 굵어지고, 자신만을 지키려 점점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부드러워 보이는 곡선의 넝쿨도 경직되면 돌과 같다. 반대로 휘청거리는 갈대나 억새의 줄기는 곧아 보이지만 유연하다. 변하기 쉬운 여자의 마음을 갈대에 비유하는데 실은 여자.. 더보기
박찬욱의 ‘스토커’는 할리우드에 보내는 예고편 정성일 | 영화평론가·감독 “당신은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려고 애써 노력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부탁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요.” 그러자 대답했다. “맞습니다. 그러나 나는 장소로서의 할리우드에 대해서는 전혀 흥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 관심은 스튜디오에 들어가 일하는 것뿐이었으니까요.” 이 말은 박찬욱이 아니라 앨프리드 히치콕이 1939년 캘리포니아에 도착해서 를 찍은 다음 트뤼포의 질문에 한 대답이다. 아마도 이 말을 박찬욱도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심정으로 몇 번이고 이 말을 새겨가면서 박찬욱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문제를 생각했을 것이다. 는 박찬욱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찍은 첫 번째 영화이다. 인디아(미아 바시코프스카)가 18살이 되던 날, 아버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