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내 인생 마지막 편지](45) 김홍신 - 하늘이 그대를 탐낸 것이라오 김홍신 | 소설가·건국대 석좌교수 삶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으리오. 인생은 신묘하게도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때론 행복을 느끼고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매혹적인 것은 죽음 때문이라오. 좀 더 나와 함께 살았으면 오히려 오욕칠정을 다 삭히지 못해 심사가 곤궁했을 텐데, 멀쩡한 날보다 아픈 세월이 너무 길었던 당신의 힘겨운 모습을 차마 더 볼 수 없어 하늘에서 얼른 데려간 것이라 생각하오. 사람은 하루에 2만2000번쯤 숨을 쉬고 10만번쯤 심장이 뛰는데 그대는 병약한 탓에 숨도 가쁘게 쉬고 심장도 가쁘게 뛰었으니 그 얼마나 많은 순간 힘겹게 살았는지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오. ‘인생은 잘 놀다가지 않으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내가 그대와 잘 놀지 못한 잘못이 어찌 작으리오만, 그대는 조금 일찍 떠났을 .. 더보기
캔디스 스와네포엘, 오스카 드 라 렌타 ‘가을여신’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슈퍼모델 칼리 클로스에 이어 캔디스 스와네포엘과 카트린 크루거가 오스크 드 라 렌타의 2012 F/W 시즌 광고캠페인의 모델로 나섰다. 두 사람은 브랜드가 선보인 4종의 서로 다른 드레스를 입고 팔짱을 낀 채 쌍쌍 맵시를 조화롭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명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얼굴로 잘 알려진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캔디스 스와네포엘은 노출 대신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도 고혹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캔디스 스와네포엘은 오스카 드 라 렌타 이전에 베르사체와 프라발 구룽같은 고급 명품 브랜드에서도 멋진 맵시를 뽐냈다. 짝을 이룬 카트린 크루거 역시 남아공 출신으로 갈색 머리결의 청아한 인상이 보석 장신구에 꽃무늬 프린트의 푸른색 드레스와.. 더보기
2012 가을패션, 마씨모 두티 ‘세련된 여인의 마음’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쉽게 섞어 맞춰입을 수 있으면서도 편안하고 개성넘치는 맵시 연출에 부담감이 없는 스페인 브랜드 '마씨모 두티(Massimo Dutti)'의 2012 F/W 시즌 컬렉션. 셔츠와 블라우스를 비롯 두툼하고 짤막한 니트, 편안한 외투에 바지와 진 그리고 우아한 드레스와 치마까지 다채로운 의상들은 서로 어울릴 때면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다. 마씨모 두티는 독립성 강하고 국제 감각이 뛰어난 도심 지향의 세련된 패셔니스타들을 겨냥한 여성 및 남성 패션 브랜드. 전세계 53개국에 590여개의 매장에서 고객을 위한 맞춤 맵시연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기초의상에 현대성을 담아낸 맵시로 첨단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실용성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혁신 직조 기술을 바..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44) 김선재 - 처음이라는 마지막에게 김선재 | 시인 아무도 몰래 떠난 여행이었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지만 내 안으로 온전히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빨랫줄에 누군가 널어놓은 홑청 사이로 몸을 숨기듯, 장롱 안의 어둠 속에 스스로를 가두듯, 나는 잠시라도 숨죽일 곳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불현듯 어떤 지명을 떠올렸다. 선명한 기억이라고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어떤 곳. 내가 태어난 곳이었다. 원고들이 책으로 묶이는 동안 나는 알고 있던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는데, 그것은 책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약력의 첫 줄에 관한 것이었다. 의미 없는 기록이었지만 결코 바뀔 수 없는 기록이기도 했다. 태어난 곳, 그러나 오래 잊고 지내던 곳, 고향이라고 불리는 곳. 그 고향이라는 단어는 이 대지에서 인간이 첫 숨을 들이마시기도 전에 부여받게 되는 굴.. 더보기
2013 봄패션, 케이티 이어리 ‘바닷속 로코코 양식’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영국의 고급 남성복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케이티 이어리(KATIE EARY)'의 2013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은 전형적인 여성성의 섬세한 디자인 요소를 차용한 남성복의 양식을 통해 디자이너의 과감하고 단호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컬렉션은 바닷물을 중심으로 물고기, 문어같은 연체동물의 촉수에 금빛 로코코 양식의 섬세한 장식을 더했다. 특히 물고기와 문어의 무리 그리고 오렌지색 물고기 비늘 프린트는 거울 효과로 의상마다 넘쳐나며 액세서리는 초현실주의를 기초로 해체와 분열의 프린트가 특징. 나아가 티셔츠와 수영목, 긴바지, 네오프렌(합성고무의 일종)소재의 스웨터는 다소 과격한 느낌의 맵시를 연출하게 만든다. 여기에 금속장식이 박힌 흰색 스니커즈를 비롯 금.. 더보기
2013 리조트 컬렉션, MSGM ‘세련된 캐주얼의 멋’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영화 배우 하지원을 비롯 걸그룹 원더걸스의 소희까지 국내 스타들도 즐겨입는 이탈리아 캐주얼웨어 브랜드 MSGM의 2013 리조트 컬렉션. 2008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시모 조르제티가 첫 선을 보였으며 이번 시즌에 독특하고 발랄하면서 세련된 도심의 맵시가 눈길을 끈다. 지난 3번의 시즌 컬렉션을 통해 세계 패션무대에 이름을 알려온 마시모 조르제티는 프린트와 원단의 환상 조합으로 전세계 패셔니스타들이 새롭게 완벽한 맵시를 연출할 수 있는 양식을 창안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컬렉션은 서로 모순되는 디자인 요소를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테니스공과 농구공을 소품으로 모델들은 생생한 비타민 색상 안에 다양한 원단과 프린트를 담아낸 의상을 ..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43) 김주영 - 티베트 라마가 돼 있을 나에게 김주영 | 소설가 그를 만난 것은 벌써 12년 전의 일이었다. 하필이면 우기인 6월 하순에 히말라야 산록 아래의 티베트 여행을 떠나다니…, 여행 도중 필경 궂은 날씨 때문에 곤욕을 치르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했으면서도 일자를 6월 하순으로 잡은 것은 일곱명을 헤아리는 동반자 중에 두 사람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날 우리 일행은 세계의 오지로 일컫는 티베트의 오지를 가로질러 중국 국경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티베트의 시가체에서 장체로 가는 길이었다. 18인승의 작고 낡은 버스는 비포장도로를 허둥지둥 기어가고 있었다. 척박한 농경지를 가로지른 도로에는 진눈깨비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버스가 돌출해 있는 돌부리에 걸려 갸우뚱거릴 때마다 차체의 쇳조각들이 긁히는 소리와 가만두어.. 더보기
2013 봄패션, 다미르 도마 ‘과장된 맵시의 세련미’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파리를 무대로 주목받고 있는 크로아티아 비로비티차 출신의 디자이너 '다미르 도마(DAMIR DOMA)'의 2013 봄 간절기(Pre S/S) 컬렉션. 유럽 패션계에서 다미르 도마의 깔끔한 디자인 선은 색상과 화려하고 과장된 요소와 함께 컬렉션을 돋보이게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 내년 봄 시즌을 앞두고 선보인 이번 작품들은 기존 맵시로 부터 과감하고 극적인 변화를 보인다. 봄 시즌 컬렉션은 대개 화려하거나 따뜻한 색상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 주를 이루지만 브랜드에 따라 검정과 회색 그리고 흰색을 중심으로 단순미를 강조하고 미니멀리즘의 몸매 윤곽선에서 독창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다미르 도마 역시 이번 컬렉션에서 색채의 조화로운 배합을 선보인 다미르 도마는 블라우.. 더보기
포에버21 ‘세련되고 발랄한 가을의 멋’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의 SPA 캐주얼웨어 브랜드 '포에버21(FOREVER21)'이 선사하는 2012 가을 시즌 컬렉션 '가을의 몸짓(Fall Movement)'. 가을날 어떤 방식으로도 편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이번 컬렉션은 예상치 못한 깜짝 맵시가 가능하다. 조형미가 가미됐으면서도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으며 청소년들이 새학기를 맞아 부담없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름답고 독특한 문구의 프린트 셔츠와 스커트, 헐렁한 카디건, 섹시한 짧은 바지도 눈길. 여기에 자수장식이 빛나는 야구모자와 금속못을 박은 팔찌, 록커를 연상시키는 커프스 그리고 부츠와 플랫슈즈, 플랫폼이 맵시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특히 물방울 무늬 드레서를 비.. 더보기
샤넬 오뜨쿠튀르, 흑백의 고아한 가을 실루엣 박유진 미즈나인 객원 칼럼니스트 명품 패션하우스 '샤넬(Chanel)'의 2012~13 F/W 시즌 오뜨쿠튀르 컬렉션의 룩북은 흑백 이미지를 통해 몸매 윤곽선(실루엣)의 섬세함을 강조하고 있다. 런웨이에서 보여줬던 회색과 분홍의 조화 대신 총괄 디자인 감독(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는 직접 찍은 사진에 모델 겸 가수 제이미 보체트의 차가운 매력과 샤넬 오뜨 쿠튀르의 고상한 멋을 담아냈다. 칼 라거펠트는 일면 단순하게 보일 수 있는 이미지는 흑백의 대비가 갖는 고유의 담백한 느낌을 살리면서 군더더기 대신 강조해야 하는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킨다. 사실 이번 룩북에 등장하는 모델 제이미 보체트는 흑백사진을 통해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몸매 윤곽선을 살려내면서 샤넬이 오늘날 추구하는 현대적인 우아함을 표현하..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42) 김성중 - 막걸리 리어카를 끄는 아저씨 나에게는 단 한 장의 종이가 남아 있고, 마지막으로 편지를 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흰 종이가 수많은 수신자를, 벗들과 적들을 넘어 거의 전 인류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의 이름을 적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파는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당신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세 번쯤 당신이 파는 술을 마셔 보았고 서른 번쯤 막걸리통으로 그득한 당신의 리어카를 목격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인연의 전부입니다. 당신은 놀이터에서, 공원에서, 길가에서, 도처에서 막걸리를 팔았습니다. 당신의 옷차림만큼이나 낡고 닳은 리어카 바퀴가 멈추는 순간이면 어디서나 당신의 상점이 되곤 했습니다. 까맣게 탄 얼굴, 크고 우렁우렁한 목소리, 아무에게나 서슴없이 다가가 막걸리를 .. 더보기
레이디 가가, 향수 모델 파격 등장 화제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마돈나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세계 정상급 팝스타 레이디 가가(26)가 새로운 향수 브랜드 '페임(FAME)'의 광고캠페인 모델에 누드로 나서 화제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 7월 16일 공개한 광고 사진은 뇌쇄적인 마스크를 쓰고 왼손바닥 위에 향수병을 들고 있는 레이디 가가의 맨 몸위를 작은 소인국 남성들이 온통 기어다니는 합성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처음 향수 광고 모델에 된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꽤 오랜만에 패션사진 전문작가 스티븐 클라인과의 밤샘 작업이었으며 약간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병에 담겨있을 땐 검정색이지만 뿌리면 맑은 색으로 보이다 안개처럼 사라지는 향수로서 페임은 두 가지 모델로 작은병은 30달러, 큰병은 70달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