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단편소설] 스페이스맨 오늘 네이버 '오늘의 문학' 에 소개된 단편 . 뉴욕을 배경으로 한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단편을 싣고 싶었는데, 너무 세다는 이유로 커피믹스처럼 달달한 이 단편을 싣게 되었다. 올해 출간될 개인 단편집에 실릴 예정인 소설로, 우주인이 되고 싶었던 소년의 이야기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4591&path=|185|199|249|&leafId=302 더보기
[오늘의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 미술의 보고(寶庫) 잠깐 넋 놓고 있다 보면, 금새 포스팅 할 시기를 놓치고 만다. 전시 일정이라는 것이 대체로 길지 않고, 또 다른 전시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어, 어...’ 하다가 적당한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 이런건 미술 쪽만의 이야기는 아닐텐데, 세상의 '파워 블로거'들은 도대체 얼마나 빠릿빠릿하고 부지런한 분들인건지. 마음 속 깊이 존경심이 일지 않을 수 없다. 블로그 업데이트에 대한 압박에, 소박하게나마 지난 1주일의 행적을 적어보기로 한다. 말 그대로 (나름) 폭풍 업뎃이닷! ⓵ 신라 구법승 혜초를 따라서 16일(일요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영하 17도의 강추위를 뚫고 가면서 ‘움화핫~ 오늘 박물관은 내가 접수한다’고 속으로 뻐겼지만, 이런, 웬걸,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더보기
<현미 선생의 도시락>과 <식객>, 맛집에 미친 우리 음식 문화 얼마 전 이라는 만화책을 읽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일본 만화책이야 사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이후로는 딱히 관심을 가져본 것이 없었다(심야식당 또한 4권 이후로는 읽을 필요를 못 느꼈다. 만화책 자체가 딱히 더 재미없어졌다기보다, 그런 주제를 그런 방식으로 엮는다면 곧 힘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4,5 권까지 그럭저럭 이어나가는 것도 다행이라고 할 정도?). 을 읽게 된 건 엉뚱하게도, 어디에선가 주인공인 현미선생이 나와 닮았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만화책 자체에 대한 그것보다 주인공에 대한 호기심이 지갑을 열도록 만들었다고나 할까. 주인공인 현미(유키 겐마이, 結成玄米) 선생은 동경 한 대학의 농학부 시간 강사로 부임한다. 결강이 잦은 스승의 식문화사 수업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 더보기
[Music Story] 죽은 동물들을 위한 음악 가까이 지내는 일본 친구의 고양이 코코추가 지난 주에 죽었다. 한 두 달 전부터, 코코추가 음식을 잘 안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그게 일종의 노환 증세였었나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고양이의 수명이 20년이 채 안 된다고. 코코추의 나이는 17세였다. 그 친구가 그 고양이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상실감이 어떨지 짐작이 가기는 했지만, 사실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했다. 머리로 이해는 하지만, 완전히 공감할 수 없기에, 괜히 무슨 말을 했다가 섯부른 위로가 되지나 않을지 조심스러웠다. 이 친구는 일본에서의 한 설문조사 이야기를 했다. 원래 일본의 전통을 따르자.. 더보기
고층 건물과 기온 변화에 얽힌 잡다한 이야기들 연일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춥다고 말하는 것조차 지겹거나, 그도 아니면 정말 추워서 입도 움직이기 귀찮아 춥다고 말하기가 싫은, 그런 날씨다. 섭씨 영하 15도나 17도나, 어느 이하로 내려가면 다 똑같은 느낌인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강남역과 같은 고층빌딩 밀집 지역-어디 강남역 뿐이겠냐만 가장 간단한 예를 들었다-에 가면 더 추운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바람 때문이다. 강풍이 고층 빌딩의 꼭대기에 부딪히면 탈출구를 찾아 하강하게 되는데, 이때 가속이 붙게 된다. 그래서 일종의 제트 기류(jet stream)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기온이라고 해도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내려가게 되고, 따라서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블로그를 갓 열었을 무렵 소개했던 만화책 에도 그러한 내용이.. 더보기
[Films on Musicians] 스팅(Sting)과 클래식 팝스타 스팅이 내한공연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내한을 알린 기사들의 헤드라인들을 보니, "팝스타 스팅, 클래식 거장들 음악에서 영감얻어", "스팅, 클래식 거장들의 음악에서 感 얻는다", "스팅과 오케스트라...웅장한 팝의 세계" 같이 클래식 음악과의 연관을 이야기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스팅은 '클래식을 평소 좋아하고, 클래식 거장들에게서 음악적 영감을 받는다'고 이야기 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공연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공연 때문이기에 그나마 클래식 음악과의 연관성이 더욱 부각되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알고 보면 "스팅이 그냥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정도로 이야기하기엔 아쉬운 감이 많다. 스팅이 그간 실제 클래식 음악계에 벌인(?) 일들이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이.. 더보기
[뉴욕 오딧세이3] Museums in New York  한국예술종합학교 웹진 K-Arts 9호에 실린 문지혁의 뉴욕 오디세이 3: Museums in New York. 메트로폴리탄에서, 구겐하임을 거쳐 뉴욕현대미술관(MoMA)으로 이어지는 한 남녀의 만남과 우연에 관한 짧은 이야기. http://webzine.karts.ac.kr/201101m/webzine.html# 더보기
[오늘의 산책] 미술과 미식이 있는 북악산 산책길 새해 소망이 뭔가요? 올해 꼭 하고 싶은 일은? 지난 달 말부터 아마 대여섯 번은 들었을 거다. 글쎄... 가만히 머릿속으로 해야할 일들의 순위를 정하다가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등산을 한다’라는 항목을 넣었다. 헬스장에서 뛰는 것은 답답해서 못하겠고, 그렇다고 운동을 하지 않고 살기에는 저질 체력이 염려되는 까닭이다.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을 감안해 오버하지 않고 대략 2시간 안팎의 가벼운 산책코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마련한 첫 번째 코스가 삼청공원에서 출발하는 북악산 산책코스! 평소 운동과 담을 쌓은 사람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초급자용 코스라 하겠다. 2시간 정도 열심히 걷다보면 살짝 땀도 나고, 약간의 난코스도 섞여 있어서 (등산하는 분들이 들으면 일제히 콧방귀를 뀌겠지.. 더보기
질 보다 양을 추구하는 음식 문화의 보이지 않는 부작용 점심을 먹고 집 앞 사거리에 나갔다 왔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새로 열었다는 밥집의 광고 현수막이었는데, 왼쪽 귀퉁이에 떡 벌어지게 차려놓은 한 상 사진이 있고 “한정식 만원!”과 같은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현수막은 사라지고 없었다. 분명히 일주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사진은 찍지 못했다. 물론 이런 현수막을 처음 본 것도 아니었다. 길거리에 널려 있는 것이 이러한 종류의 음식점 광고 아닌가? 그런 광고 현수막들은 대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 ‘엄마의 손맛’ 과 같은 정성/감성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2. 싸고 양 많은, 흔히 말하자면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한다. ‘무한 리필(이 말 자체가 정말 천박하다고 생각한다. 왜 꼭 ’리필‘이라는.. 더보기
새단장한 지하철역과 '디자인'의 주체 이제는 그 역을 더 이상 ‘동대문 운동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 운동장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고교 야구의 추억을 안고 있는 운동장은 역사와 문화를 듬뿍 안은 공원의 제물로 바쳐졌다.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하니 당연히 공원이 되겠지만, 그 이름처럼 ‘역사’와 ‘문화’를 담을 수 있을지 솔직히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무엇으로 그 역사와 문화를 자아낼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서울의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는 역사공원”이라고 한다. 동대문 운동장은 살아있는 역사를 만들 자격이나 역량이 없기 때문에 헐어야만 했을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알려진 것처럼, 동대문운동장 터에 새 ‘디자인 플라자 & 파크’를 시공하는 와중에서 조선시대의 유적.. 더보기
[Concert Review]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La Fanciulla del West)> 새해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 날, 링컨센터 도서관에 가던 길에 잠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서둘러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 관객들의 인파가 메트 오페라 극장 앞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였다. 연휴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무슨 공연이 있어서 그런고 했더니, 바로 아이들을 위해 제작된 축소 영어 버전 오페라 (모차르트 작곡)의 공연이 11시부터 있단다. 뮤지컬 의 무대 감독이 연출했다 하여 더욱 유명하기도 한 이 공연에 오래 전부터 관심은 있었으나, 그 동안 시간을 내지 못했고, 이날 막상 공연을 볼 수 있을지 기웃거려보니, 역시나 모든 표는 매진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에, 오페라 마니아들인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로 물어봤더니, 두 버전 (축소된 영어 .. 더보기
[에세이] Happy, New, Year 오늘 맨해튼에 약속에 있어 나갔다가, 나간 김에 록펠러 센터에 들렀다. 42가 버스터미널에서 브라이언트 파크를 지나 다시 5번가를 따라 올라가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꼭 앞에까지 가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밀려 밀려 트리 앞 아이스 링크까지 가고 말았다. 이것도 기념이다 싶어 북적이는 사람들 머리 위로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으며 다가갔는데, 막상 맨 끝에 이르러 아이스링크를 내려다 본 순간 허무해지고 말았다. 텅 빈 아이스링크를 따라 말없이 돌고 있는 청소용 차량. 모두가 고개를 내밀고 내려다보고 있던 건 그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사는 게 그렇다. 한참을 기대하고 기다리다가도 뚜껑을 열어보면 허무해지는 것. 뭔가 있겠지 하고 다가가지만 결국 마주하고 나면 별것 아닌 것. 삶이 전부 다 시시하고 재미없..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