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노래의 탄생]닐 다이아몬드 ‘스위트 캐롤라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미국 대통령을 소재로 한 노래들이 많지만 엉뚱하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닐 다이아몬드의 ‘스위트 캐롤라인’이다. “사랑스러운 캐롤라인/ 지금 이 순간이 꿈같아/ 이렇게 좋은 날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이제 나는/ 밤을 바라봐. 그렇게 외롭지도 않지/ 우리 둘만으로 충분해.” 달콤한 러브스토리 같지만 노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딸 캐롤라인이었다. 닐 다이아몬드는 캐롤라인의 50회 생일인 2007년 11월27일, 위성 중계로 축하곡을 부르면서 수십년간 묻어두었던 진실을 밝혔다. 닐 다이아몬드는 1960년대 초반 승마복을 입고 조랑말을 타는 귀여운 소녀 캐롤라인의 사진을 잡지 ‘라이프’에서 본 뒤 이 노래를 만들었다... 더보기
[노래의 탄생]보니 엠 ‘리버스 오브 바빌론’ 1970년대 소위 ‘빽판(불법유통음반)’의 시대에 보니 엠의 앨범은 비공식 플래티넘 앨범이었다. 집집마다 보니 엠의 ‘빽판’ 한 장 정도는 있었다. 멤버들이 동아줄에 매달려 우주로 올라가는 듯한 커버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정식으로 수입한 앨범은 1500원 안팎이었지만 ‘빽판’은 300원 정도였으니 주머니가 가난한 청춘들은 그 유혹을 견디기 어려웠다. ‘바빌론의 강가에서’(Rivers of Babylon)는 구약성서의 시편에 나오는 얘기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기원전 586년 바빌론의 군사들에게 예루살렘을 정복당한 유대인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가서 핍박을 당하는 내용을 노래에 담았다. 경쾌한 리듬이나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는 나라 잃은 슬픔이 뚝뚝 묻어난다. 원곡은 자메이카 그룹 멜로디언즈가 먼저 발표했다. 그러.. 더보기
실패담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단 두 세 마디로 규정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삶은 크고 작은 모순들로 가득차 있다.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는 사람부터, 끝내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 찍힌 사람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타인의 모순을 잘 참아내지 못한다. 왜 일관되지 않으냐고 타박한다. 상대의 굴곡으로부터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삶은 자연스레 단 두 세 마디 인상비평의 소재가 되기를 거듭한다. 나쁜 놈이거나, 착한 놈이거나. 누군가의 삶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그래서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담보하기 어렵다. 필요 이상의 주관이 개입되어 실제 역사의 사실관계와는 별 관련이 없는 픽션이 되기 쉽다. 사실 어려운 일이.. 더보기
2014 봄, 캘리포니아의 멋 ‘연인과 친구들’ 미국 LA를 무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캐주얼웨어 브랜드 '러버스 + 프렌즈(Lovers + Friends)'의 2014 S/S 시즌 컬렉션. 과감한 색상을 바탕으로 거리맵시를 강조한 이번 컬렉션은 가벼운 니트웨어와 레이스로 장식한 윗도리를 통해 캘리포니아만의 매력을 담아낸 탐미주의 경향의 디자인이 인상에 남는다. 특히 열대의 유혹이 새겨진 프린트를 바탕으로 시원한 색조 배합과 발랄함을 더해주는 액세서리가 특징이다. 이번 시즌 룩북은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를 잇는 베니스비치에서 촬영되었으며 모델 크리스 신타니와 사라 새릭의 아름다운 금발머리가 매혹 넘친다. 전위 예술가들의 작은 공동체로 잘 알려진 베니스비치에는 외관이 다채롭고 앙증맞은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하고 숏 팬츠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의 .. 더보기
안나 몰리나리, 블루마린 ‘아르데코 캡슐컬렉션’ 이탈리아 브랜드 '블루마린(BLUMARINE)'이 1920~30년대에 유행한 장식 미술양식으로 기하학적 무늬와 강렬한 색채가 특징인 '아르 데코(Art Deco)'에서 영향을 받은 캡슐 컬렉션(동일한 컨셉에 기반한 한 디자이너의 6~12가지 소품종 교차조합 아이템 구성)을 선보였다. 검정과 흰색 그리고 베이지색을 기본 색상계열로 그래픽 프린트를 특징으로 하는 이번 컬렉션은 실크프린트 블라우스를 비롯 니트웨어와 롱가운으로 구성됐으며 12월부터 전 세계 블루마린 부티크에서 판매되고 있다. 1977년 27세의 나이로 자신의 브릿지라인 브랜드 블루마린을 설립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나 몰리나리는 여성미 가득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섹시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격조 높은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다... 더보기
2014 봄, 지트루아 ‘발랄 편안한 가죽의 멋’ 가죽 소재에 보다 편한 움직임의 활동성을 부여하고 있는 프랑스 명품 가죽 브랜드 '지트루아(JITROIS)'의 2014 S/S 시즌 컬렉션. 이번 시즌엔 새봄을 맞는 느긋한 감성의 바탕 위에 발랄한 색조를 더했으며 단순미가 강조된 운동복 바지의 스포츠 기능성이 눈에 띈다. 특히 섞어맞춰 입기 위해 상하의에 주목한 지트루아는 장식이 화려한 재킷을 비롯 부드러운 드레스에 걸쳐입기로 주름을 넣거나 유선형의 옷태를 지어내기도. 장 클로드 지트루아의 이번 컬렉션은 파리 상제리제의 명소 '그랑 페레'에서 열린 여름 전시행사에 참석해 영감을 얻었다고. 가죽 명품 디자이너로 유명한 장 클로드 지트루와(Jean Claude Jitrois)는 가죽을 통해 여성의 관능미와 고상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 더보기
탑샵 & 미드햄 커츠호프, 발랄악동 소녀밴드 글로벌 토탈패션 브랜드 '탑샵(TOPSHOP)'을 위해 영국의 '미드햄 커츠호프(MEADHAM KIRCHHOFF)'가 네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귀여운 인형을 연상시키는 '베이비돌 드레스(허리선이 높은 헐렁한 치마의 여자용 원피스)'를 비롯 다채로운 색상의 줄무늬 스타킹, 반짝이 덮인 슈즈, 화사한 색상의 모피 코트 그리고 쪽모이세공(패치워크) 가죽 재킷까지 다양하다. 브랜드 공동창립자인 에드워드 미드햄과 벤자민 커츠호프는 상상 속 여성밴드로부터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얻었다. '체리스(Cherrys)'라는 이 밴드는 순응을 거부하고 유별난 네 명의 소녀들로 이뤄졌다. 이교도의 과격함과 어린이처럼 순진무구함 사이를 오가는 극단의 마음가짐을 가진 꿈꾸는 소녀들인 것. 과장된 디자인과 독특한 키.. 더보기
대학살이 가까이 왔다 ㆍ‘노인을 위한…’처럼 무력감을 이야기하는 ‘카운슬러’ “당신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헤매고 있는 그 세상은, 애초 그 실수가 행해진 세상이 아니란 말입니다.” 는 냉엄한 영화다. 리들리 스콧은 코맥 매카시의 각본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국내에 이미 출간되어 있는 코맥 매카시의 카운슬러 시나리오와 이 영화가 주는 감흥의 잔재는 놀랍도록 유사하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될 본인의 영화를 이토록 완전한 ‘타자’처럼 다룰 수 있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이 영화는 마지막 페이지에 가까워질수록 씨줄과 날줄이 드러나듯 사연과 정체가 선명해지는 종류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이 영화는 언뜻 서로 별다른 관련이 없는 길고 지루한 대화 시퀀스들이 성기게 모여 있는 결과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말에 이르는 정확한 사연.. 더보기
2014 봄, 소니아 리키엘 ‘발랄한 캐주얼의 멋’ 새로운 탄생의 계절 봄과 역동의 계절 여름을 위해 대담한 색조와 프린트를 통해 발랄한 멋을 강조한 '소니아 바이 소니아 리키엘(Sonia by Sonia Rykiel)'의 2014 S/S 시즌 컬렉션. 가로줄무늬를 비롯 추상성 짙은 꽃무늬와 동물 문양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프린트로 장식성을 더함으로써 젊은 취향의 디자인을 부각시킨다. 또 윗옷과 아래옷을 따로 맞춰입는 연출에 주목한 결과 소니아 리키엘의 인증 의류인 니트웨어가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스웨터와 드레스는 니스소재 고유의 따뜻한 기능성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으로 새봄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듯. 이번 시즌 룩북의 여신은 한나 홀먼과 쿠에렐 잰슨이 나섰다. 프랑스의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소니아 리키엘이 유행을 감성에 접목시켜 지난 1990년 첫 선.. 더보기
뜨거운 연말 파티, 립시런던 ‘우아한 유혹’ 2013~14년 파티 시즌을 위해 '립시 런던(Lipsy London)'이 선보인 F/W 컬렉션은 여성 몸매를 부각시키면서도 현대스럽고 고전미를 담아내 눈길을 끈다. 이번 시즌 역시 검정 미니드레스의 세련된 멋이 립시런던만의 매력으로 탄생해 눈길. 여기에 관능미가 강조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이 어우러진 레이스 드레스는 물론 눈길을 사로잡는 프린트의 드레스는 파티 애호가들의 필참 의상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매혹 넘치는 긴 소매가 인상에 남는 세퀸 드레스는 금속의 장식미와 함께 우아하고도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지난 1990년 영국 런던에서 첫 선을 보인 립시런던은 도심의 번화가를 수 놓는 여성복 맵시를 통해 브랜드를 알려왔다. (이미지 = Courtesy of Lipsy London) 양현선 미즈나인.. 더보기
2014 슈트레네세 ‘봄맞는 아름다운 여심’ 관능미가 흐르면서도 편안한 몸매 윤곽선으로 인해 여성의 우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독일 명품 브랜드 '슈트레네세(Strenesse)'의 2014 S/S 시즌 여성복 컬렉션. 원피스 보다는 아래윗옷 각각의 독립성에 초점을 맞춘 이번 컬렉션은 섞어맞춰 입기를 통해 조화로운 맵시를 선보인다. 또 상자모양의 가죽 재킷과 바지는 기하학 문양의 프린트가 새겨진 주름장식 드레스와 절묘하게 어울려 눈길을 끈다. 특히 잉크색의 푸른색이 가진 생생함과 쪽빛을 비롯 고색찬연한 태양이 가진 노란색 그리고 갈색빛이 감도는 모카커피색까지 세련된 봄채비를 기다리는 여심을 닮아 있다. 고급 소재인 부드러운 가공 가죽과 오간자, 유연한 크레이프 새틴(광택이 곱고 보드라운 견직물)을 사용해 컬렉션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칼 라거펠트, .. 더보기
평범한 어른이 되는 법 인간은 과거를 생각할 때마다 조금씩 죽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로잡힐 과거는 늘어간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죽음 따위는 근사한 문장 안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순간,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멀찌감치 초과해버린 과거의 무게에 눌려 버둥거리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우스꽝스럽지도 비장하지도 않은 그냥 인류, 라고 부를 만한 광경이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건 자기 주변을 책임질 일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책임을 진다는 건 말처럼 그리 고상한 일이 아니다. 더럽고 치사한 일이다. 내 소신이 아니라 남의 소신을 지켜주어야 하는 일이다. 나이 오십에 누군가는 백가지를 책임져야 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열가지를 책임지고 있을 테다. 그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