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시치미 뚝 떼고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정성일 | 영화감독·평론가 수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연대기 중의 하나. 1962년 8월 ‘마블 코믹스’에서 편집장 스탠 리의 주도로 연재를 시작한 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벌써 20년도 넘게 떠돌던 할리우드 뉴스였다. 처음에 거명된 사람은 제임스 캐머런이었다. 를 만든 다음 특수효과를 동원해서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에 은 멋진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그때는 아직 영화사에서 디지털 특수효과가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는 사실을 환기해주기 바란다. 놀라운 것은 그때 은 제임스 캐머런이 3D로 준비했던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제임스 캐머런은 곧 기획을 포기하고 를 만든 다음 을 완전히 버렸다. 그 다음은 리들리 스캇과 폴 베호벤이 거명됐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잘 되지 않았다. 스튜디오 사이에서.. 더보기
[미스터M의 사랑받는 요리]전복 스테이크 김승용 | 쉬운요리연구가 ㆍ버터로 구워 내장소스 뿌린 전복, 입 안으로 밀려오는 바다 불로장생을 위해 신하들에게 온 세상을 돌아다니게 한 진시황도 우리나라 전복을 최고로 쳤다고 한다. 허약체질과 산후조리에 좋다는 전복은 특히 시신경 안정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 과거엔 귀하고 값비쌌던 전복이 양식 덕분에 쇠고기보다 훨씬 싸졌다. 이 전복으로 품격 높은 스테이크를 만들면 가족들의 생일상이나 귀한 손님을 위한 접대 요리로 손색없다. 전복스테이크 요리에 필요한 전복은 1㎏에 7마리 정도 되는 크기가 적당하다. 이 정도면 꽤 큰 편으로, 한 마리에 시장에서는 1만2000원 정도이고 백화점에서는 3만원 정도다. 발품 팔아 시장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전복 다듬는 방법은 우선 살아있는 전복에 굵은소금을 뿌려 살이..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8) 정이현 - 보고 싶은 채팅방 친구들 정이현 | 소설가 안녕, 친구들. 지금이 몇년도인지 때때로 실감나지 않아. 얼마 전, 새로 나온 책에 저자 서명을 할 일이 있었거든. 이름 밑에 습관적으로 날짜를 쓰다말고 갑자기 손이 얼어붙었어. 조금 전 내가 휘갈긴 그 아라비아숫자들을 멍하니 들여다봤지. 그래. 참 멀리 왔구나 싶더라. 이상하기도 하지. ‘멀리’라고 생각할 때 그 기준점이 되는 시간은 언제나 1994년과 1995년, 1996년 그 언저리야.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우리들이 알게 된 건 1994년 여름이었어. 참으로 무더웠던 그해 여름을 어젠 듯 또렷이 기억해. 얼굴을 보기 전에 이미 서로의 PC통신 ID에 익숙한 사이였지. 채팅방에서 처음 만났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무렵이야. 그런 식으로 ‘가볍게’ 만나서 .. 더보기
캔디스 스와네포엘, 명품 데님 ‘콜치의 여신’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슈퍼모델 캔디스 스와네포엘이 브라질의 고급 패션 브랜드 '콜치(Colcci)'의 2012 럭셔리 데님 컬렉션 모델로 나서 '신이 조각한' 매혹의 몸매를 뽐냈다. 패션전문 사진작가 파비오 바르텔스는 금가루 반짝이로 가득 찬 세트상자에서 다양한 자세를 취한 캔디스의 무결점 몸매와 섹시미를 통해 콜치의 데님 작품을 더욱 빛내준다. 알레산드라 엠브로시오의 뒤를 이어 '콜치 진'의 모델이 된 캔디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키니진의 맵시를 자랑한다. 사무실에서 입기 좋은 검정 워시진을 비롯 몸매 윤곽선을 돋보이게 만들어 관능미를 부각시킨 멋진 바지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해골 문양의 섬세한 장식미가 살아있는 진부터 단박하고 고상한 디자인도 눈길. 최근 콜치 진의 디자.. 더보기
가수 플로리 아놀드, 호스 인트로피아 뮤즈 변신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가수 겸 작곡가 그리고 드럼, 키보드, 기타 연주자로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해 온 영국 출신의 플로리 아놀드(24. Florrie Arnold)가 스페인 명품 브랜드 '호스 인트로피아(Hoss Intropia)'의 여신이 됐다. 2012년 호스인트로피아의 동영상 광고 '메이크 유어 오운 리듬('Make Your Own Rhythm)'에 등장해서 드럼과 키보드를 연주하고 '재능과 아름다운 강렬한 개성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줌으로써 음악가와 모델 두 방면에서 인정을 받았다. 음악가로서 뿐 아니라 개성 넘치는 옷맵시로 패션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플로리 아놀드는 칼 라거펠트가 '메종 미셸'의 모델로 추천할 정도. 니나리치의 향수 '니나 레릭실'의 광고 캠페인 동영상에 출..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7) 채정호 - K, 진심으로 보고 싶소 채정호 | 가톨릭대 교수 K, 당신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망치로 머리를 후려치는 것 같았소. 멀쩡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더군. 내 넓적다리보다 더 굵은 팔뚝을 가진 사람이, 매일 아침마다 한 시간 반 이상 뛰고, 하얗게 밤을 새워도 끄덕하지 않을 만큼 그 누구보다도 강건했던 체력을 가진 당신이 의식불명이라니. 20분밖에 주지 않던 면회 시간이 너무 야속합디다. 삐삐거리는 기계 소리 가득한 중환자실이 얼마나 춥고, 쓸쓸했소. 차라리 정말 아무 의식이 없었던 것이라면 모르겠소. 하지만 혹시 다 알아들으면서 눈동자도 손가락도 까닥하지 못했던 것이라면, 목메어 울먹이고 머리를 쓰다듬던 당신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못하고 당신의 발을..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6) 장석남 - 화가 장승업 선생께 장석남 시인 저편에 계신 장승업 선생님. 죽음을 알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하면서 그 세계에 가야만 하고 이 세계를 떠나야 합니다. 왜 문득 선생을 수신인으로 하고 싶었는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이사와 같은 것입니까? 그와는 비할 수 없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세계이기에. 그 두려움을 이기고자 한 것이 철든 이후의 내 삶 전체였는지도 모릅니다. 인류 전체가 어쩌다 잘못 들어서게 된 문명이라는 미로가 모두 그런 것만 같습니다. 만약 얼마간의 명예와 얼마간의 알량한 유산이 있다면 그것은 그 두려움을 감추고자, 혹은 외면하고자 한 방편들, 방패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들, 사랑의 기억들, 그것들도 마찬가지! 선생은.. 더보기
‘세계 패션사 기여’ 영국 패션우표 컬렉션 화제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는 우표도 패션에 눈을 뜨고 있어 화제다. 영국의 왕립 우정(郵政)공사 '로열 메일(Royal Mail)'이 최근 공개한 '영국 패션우표 10종'은 영국 출신으로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사 10인의 의상을 사진으로 찍은 도안이 눈길을 끌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패션전문 사진작가 솔베 선즈보가 촬영을 담당한 이번 우표 컬렉션은 요절한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을 비롯 잔드라 로즈(Zandra Lindsey Rhodes), 쟝 뮈어(Jean Muir), 토미 너터(Tommy Nutter), 하디 에이미, 폴 스미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디자인한 의상이 눈에 띈다. 또 전설의 텍스타일 디자이너 셀리아 버트웰(Celia Birtwell)의 옷감 프린트로 오씨 클라크(Ossie Cla.. 더보기
2012 여름패션, 게렌 포드 ‘화려하고 세련되고’ 새로운 유행을 타면서 소녀다운 여성미를 담아낸 맵시라면 '게렌 포드(Geren Ford)'의 2012 S/S 시즌 컬렉션에 시선을 사로잡힐 수 있겠다. 게렌 포드의 이번 시즌 컬렉션은 고상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에 관능미를 더했으면서도 여름철에 걸맞는 취향을 한껏 즐길 수 있을 만큼 지루해 보이지도 않는다. 화려하고도 담박한 맵시가 섞어있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예술과 패션 디자인의 교감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연출하고 싶은 옷입기를 도와준다. 여기에 톡톡 튀는 비대칭의 디자인 요소는 물론 얌전하게 맞춤 재단되어 편안함을 추구하는 맵시 역시 개성이 다른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한 옷의 서로 다른 주머니와 주름 장식은 질감이 살아있는 커다란 꽃무늬와 함께 세련미를 살려내고 있으며 고급스러운 ..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5) 윤영수 - 노력은 해볼게요 소설가 윤영수 당신을 누구라 불러야 할지 저는 모릅니다. 당신을 뵌 적도, 목소리조차 들은 적도 없으니까요. 제 뜻과는 관계없이 세상에 저를 던져놓으셨으니 또 어느 순간 당신 뜻대로 제 삶을 거두시겠지요. 부탁드려요. 너무 아프게도, 너무 흉하게도 말아주세요. 따져보면 중간부분도 온전한 제 의지는 아니었어요. 처음과 끝에서 당기는 끈이 워낙 거센 데다 당신이 신명나게 던지신 수많은 인간들의 각기 다른 의지와 쨍강쨍강 부딪히느라 끊임없이 피를 흘려야 했거든요. 모든 이의 시선을 피해 쫓기듯 혼자 숨은 공간, 이곳이야말로 안전하겠지 싶어 주위를 둘러보면 저 스스로 저를 가둔 함정이었고, 큰길에서 다른 이와 똑같이 행동했으니 아무 문제없다고 안심하는 순간, 그 사람들 모두 겉으로는 의연하되 속으로는 겁에 질려..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4) 곽금주 - 그때 미안했고 고마웠어요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지금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싶은 일들이 있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해서, 마음이 넉넉지 못해서, 아니 나이 들어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라서, 그만큼 성숙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내 나이 만 스물여덟,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할 때이다. 그때 나는 과정을 가능한 한 단축시키기 위해서 대학원 첫 학기에 5과목을 이수하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 만큼 힘든 일이었다. 우선 영어가 들리지 않아서 늘 강의 시간이 끝나면 일일이 교수를 찾아가서 내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했고, 학사 행정을 알기 위해 늘 지도교수님의 방에 가서 물어보곤 했다. 당시 지도교수님 곁에는 교환교수로 와 있는 친한 브라질 교수가 있었는데..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13) 전유성 - 장섭·제비에게 세 번째 띄운다 전유성 | 개그맨 “너희가 결혼하면 매년 한번씩은 꼭 편지를 써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가 않구나. 이번에도 계속 미루어 오다가 타의로 편지를 쓰게 됐다만, 이런 계기라도 생기니 더 이상 미루지 않아서 좋구나. 여행 중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는 토박이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요즘엔 토박이가 아닌 사람도 많더라. 거제도의 조그만 섬을 사들여서 몇십년 동안 그 섬을 가꾸어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 사람,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서 일찌감치 작정하고 육지를 떠나온 사람, 지리산으로 와서 자신이 찍은 작품으로 사진전시장을 만든 사람 등 저마다의 사연도 다양하더라. 그 중에서도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터전을 옮겼다는 어떤 이의 이야기는, 자식과 그 자식의 자식까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