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2012 여름 패션, 사랑스런 보헤미안 '지나 토리콧'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올 여름 일상복뿐 아니라 파티복으로도 매혹스럽게 맵시 연출을 욕심내고 싶다면 '지나 토리콧(Gina Tricot)'의 세번째 '독점 컬렉션(Exclusive Collection)'에 눈길을 돌려보자. 지나 토리콧의 디자이너 에바 에커스테트와 MD 안나 달린이 기획해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번 컬렉션은 독창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여름 옷차림새에 개성을 더해 세련된 멋을 더해준다. 화려하면서도 완벽한 보헤미안 느낌이 가득한 컬렉션은 옷입기에 화려한 멋은 물론 사랑스러운 맵시까지 선사한다. 특히 세퀸(스팽글, 반짝거리도록 옷에 장식으로 붙이는 작고 동그란 금속편) 장식과 딱딱한 금속을 사용한 디자인 요소를 집어 넣어 연한 색조와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쉬폰 소재와 대비감을 준 것이 특징..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24) 김다은 - 사서함 100호의 주인에게 김다은 ㅣ 소설가 유언장은 아니지만 마지막 편지라고 여겨질 절실한 편지를 써달라는 요청에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십수년 동안, 귀한 편지들을 받아왔지만 차마 답장을 하지 못한 이유를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당신은 항상 사서함을 통해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주소지는 청주·안동·전주·안양 등 여러 도시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더구나 당신은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었는데, 사서함 100호는 수많은 당신들의 대표 사서함 번호로, 제가 선택한 임의의 주소입니다. 처음에는 편지를 매우 간헐적으로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져 몇 주에 한 통, 급기야 서로 다른 도시의 서로 다른 당신으로부터 같은 날 편지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편지가 가장 많이 밀려온 때가 공지영씨의 소설 이 출간되고 2006년 동일한..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23) 정끝별 - ‘내 처음 아이’에게 정끝별 ㅣ 시인 서울 다녀오신 아버지가 사다준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넌 일곱 살이야. 검정 반달 구두에 흰 양말을 신고 한껏 멋을 내고 있지만 까무잡잡한 얼굴에 가느다랗게 치켜뜬 눈은 영락없는 시골 아이야. 넌 어젯밤에도 내내 내 병실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있었어. 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아침에 간호사에게 부탁했어. 저녁 식사 후 먹는 약에 수면제를 늘려달라고, 푹 자고 싶다고. 이 세상이 저편으로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러지고 있어. 그 저편에서 너는 ‘엄청나게 행복하게 믿을 수 없게 가깝게’ 달려오곤 해. 그럴 때면 간호사는 이렇게 말해, “할머니, 또 예쁜 일곱 살 됐네”. 내 안엔 내가 너무 많았고 너무 많은 나로 내 안은 늘 아우성이었지만, 일곱 살의 너는 내 안의 저편에서 슬픔의 싹처럼 자라곤.. 더보기
베르사체 ‘고딕풍의 섹시한 매혹’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이탈리아 명품 '베르사체(VERSACE)'의 2012 가을 시즌 광고캠페인은 기묘하고 어두운 느낌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오묘하게 낭만성이 깃든 고딕풍을 담아내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캠페인 사진에 구현된 종교스러운 도상학의 분위기에 어두운 색상 계열은 베르사체의 이번 컬렉션을 고딕풍의 주제와 잘 어울리게 만들어 준다. 패션전문 듀오 사진작가 먼트 앤 마커스가 촬영을 담당한 이번 캠페인은 지젤 번천, 애비리 커셔, 사스키아 드 브로처럼 쟁쟁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출신의 새로운 얼굴 엘자 루이젠디직이 모델로 나서 매혹에 찬 눈빛과 자태를 뽐낸다. 조 맥캔나가 스타일리스트로 참여했으며 남성 모델로는 필립 슈미츠, 드미트리 탠너, 케이시 크리그가 발탁됐다. 캠페인 사진을 .. 더보기
2012 가을패션, 구찌 ‘세련된 고급의 멋’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고아하면서 화려하고 세련되면서 실용성을 살려낸 구찌의 2012 가을 간절기(pre-Fall) 컬렉션의 광고캠페인. 이번 광고 캠페인의 주제는 수수께끼처럼 신비로운데, 실내에서는 부유하고 호사로운 유한 계층의 젠체하는 멋과 더불어 매혹 넘치는 자태로 유혹하는 느낌을 주는 반면 숲 속에서는 어두운 색조가 주는 인상이 눈에 띄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담아낸 듯하다. 이번 시즌 모델로는 애비 리 커셔, 카르멘 페다루, 재클린 쟈블론스키, 그렉 너랫, 렌즈 폰 존스톤이 나서 다가올 가을 맵시를 표현해 낸다. 자연스러운 화장과 매끄럽게 빛나는 포니테일(긴 머리를 뒷머리 위쪽에서 하나로 묶고 머리끝을 망아지 꼬리처럼 늘어뜨린 형태) 머리 모양부터 몸매에 어울리면서 돋보이게 만드는 옷입기..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22) 김백겸 - 칼리(Kali) 여신에게 김백겸 ㅣ 시인 등불이 켜지기 전에도 존재했고 등불이 꺼진 후에도 살아있는 당신. 당신의 사랑과 관심으로 시작된 내 인생의 그림풍경을 전합니다. 딸 넷을 낳고 절망한 어머니가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리고 새벽에 백일기도를 해서 낳은 외아들을 기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동네 무당이 장차 큰 인물이 될 거라 예언해서 어머니의 자부심과 환상이 마당의 키 큰 가죽나무처럼 무성했지요. 나는 대전시 대흥동에 있는 충남도지사 관사의 후문 뒷골목에서 이웃인 도지사의 권력을 동경하며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네모 눈금이 그어진 신체 측정판을 배경으로 알몸으로 찍은 내 사진이 있습니다. 가늘고 약한 사지와 머리만 큰 소년이 겁먹은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수업 중에 설사를 해서 바지와 하체를 버리고 울고 있..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21) 안현미 - 시에게 안현미 | 시인 불을 켠다. 오랫동안 캄캄했던 컴퓨터 모니터, 먼지가 뽀얗게 앉은 스탠드 그리고 생의 마지막으로 불멸의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마음과 더 이상 무언가를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오래된 불안을 향해서도 불을 켠다.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빛이리라. 그런 후에는 다시 최초의 어둠을 향해 가는 건가? 스물아홉. 나는 어둠 속에서도 적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적외선 잠망경 같은 전쟁 무기를 수입하는 무기 수입 에이전시에 다니며 낮에는 돈 벌고 밤에는 뒤늦게 들어간 대학 마지막 학년 전공 수업을 듣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그해는 분단 55년 만에 첫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6·15 남북공동 선언문이 발표되었다. 모처럼 남북 간 관계는 역사 이래 유례없이 상생과 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 더보기
저스트 까발리, 2013 리조트 ‘황홀한 유혹’ 배은지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이탈리아 명품 로베르트 카발리의 보급형 브랜드 '저스트 카발리(Just Cavalli)'의 2013 리조트 컬렉션은 첨단 기술의 혁신성이 담긴 원단과 황홀하고 매혹스러운 프린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국의 정서가 넘쳐나는 이번 컬렉션은 눈길을 자극하면서 마음까지 매료시키는 프린트를 통해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맵시를 제안한다. 미니멀리즘 양식의 디자인 홍수 속에서 차별화된 방식으로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것. 특히 혁신성과 생생한 색채감의 조합에 환상에 도취된 듯한 패턴 구조를 표현함으로써 미래지향의 패션 계와 패셔니스타들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가능하게 만들어 컬렉션의 인기를 높여주고 있다. 소재 사용과 색채 구성에 있어서 과감한 혁신에 성공한 결과는 저스트 카발리의 .. 더보기
2012 가을패션, 신생 미국 브랜드 ‘더 패션 클럽’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칼럼니스트 디자이너 헤이디 렁(Heidi Leung)과 패션 블로거 룰루 창(Lulu Chang)이 공동 설립한 신생 미국 브랜드 '더 패션 클럽(THE FASHION CLUB)'이 2012 F/W 시즌 캡슐 컬렉션(동일한 발상과 주제에 기반한 디자이너의 6~12가지 소품종 교차조합 의류 모음전)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흰셔츠를 비롯 항공 재킷(허리 부분이 꼭 끼고 앞은 지퍼로 잠그는 짧은 재킷), 검정 주름 바지와 진에 담긴 남성성을 재해석해 여성을 위한 7가지 의상으로 소개했다. 짧은 데님 드레스를 비롯 앙고리 소재의 항공 재킷, 주름 발목 바지, 페플럼 형태(블라우스나 재킷의 웨이스트 라인 아랫부분을 말하며, 턱이나 장식을 잡아 러플 또는 플라운스(flounce,.. 더보기
2012 수영복, 위민 시크릿 ‘귀엽고 섹시하고’ 양현선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올 여름 해변을 거닐며 발랄한 느낌의 물방울 무늬와 매혹의 프린트, 세련된 줄무늬와 사랑스러운 컬러를 통해 뭇 시선을 사로잡고 싶다면 '위민 시크릿(Women Secret)'의 2012 여름 수영복 컬렉션이 제격일 듯. 자신만의 맵시를 자랑하고 싶은 열정 넘치는 패션의 계절, 여름에 즐거움에 자신감까지 배려해 주는 위민시크릿이 수영복은 해변과 바닷바람 그리고 여름의 작열하는 태양과 조화를 이루는 방점이 된다. 귀여움을 강조한 비키니를 비롯해 줄무늬와 물방울 무늬, 동물과 꽃무늬 프린트는 수영복 맵시를 완성시키는 최고의 디자인 요소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섹시하고 이국의 낯선 짜릿함과 낭만을 담아낸 라인은 스페인 브랜드의 정열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처럼 뜨겁고 신선하다. 수영.. 더보기
2012 여름패션, 탄트라 ‘인도풍 맵시의 멋’ 신정민 미즈나인 패션 칼럼니스트 남들이 따라올 수 없을 자신만의 옷맵시를 원한다면 매혹 넘치는 색조와 소재로 가득찬 스페인 브랜드 '탄트라(TANTRA)'의 2012 여름 컬렉션에 시선을 빼앗길 수 있겠다. 이번 시즌에는 면 소재의 드레스와 진, 블라우스를 특징으로 한 일상용 캐주얼 의상 라인인 '탄트라'와 실크와 레이스를 사용한 의상과 가죽 액세서리로서 보다 세련되고 섬세한 디자인을 내세운 '쉬크 바이 탄트라' 두 가지 컬렉션이 등장했다. 담박한 단순미를 담은 원피스부터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드레스를 비롯 여성미가 살아있는 블라우스와 바지가 눈길을 끈다. 특히 편안하면서 소녀 취향의 세련된 드레스는 여름철 완벽한 맵시 연출을 위해 언제 어느 곳에서도 어울릴만한 필참 아이템. 여기에 가죽을 소재로 선보.. 더보기
[내 인생 마지막 편지](20) 윤대녕 - 타클라마칸 사막에 쓴다 윤대녕 ㅣ 소설가 1995년 2월 하순의 일이었지. 나는 그대에게로 가기 위해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에 일어나 무거운 배낭을 메고 혼자 집을 나섰지. 마치 영원히 이 세계를 떠나는 기분이더군. 유년기 때부터 아주 오랫동안 꿈꿔왔던 사막, 그대에게 가는 길은 이처럼 비감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어. 1994년 봄에 첫 소설집을 내고 나서 나는 채 일 년도 안되는 동안 두 권 분량의 소설을 써댔고, 일종의 공동(空洞) 상태가 찾아와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고(故) 박찬 시인이 전화를 걸어와 실크로드를 함께 여행하자고 하더군. 그래서 나는 대뜸 물었지. 그럼 사막도 가게 되나요? 그는 노인처럼 조용히 웃으며 타클라마칸의 검붉은 모래언덕을 질리게 보게 될 거라고 하더군. 그 말을 .. 더보기